'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다가도 시간이 자정이 되갈수록 허겁지겁 가방을 챙기고 계단을 뛰어 간다. 하지만 이미 교문은 닫혀버렸다. 하는 수 없이 담을 넘을 수밖에 없다.' 중앙대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모두 '신데렐라' 라는 말을 등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나타내고 있는 한 예이다.

지난 23일부터 실시한 1캠퍼스 총학생회 주최의 중앙도서관 열람실24시간 개방에 관한 학생 설문조사에서는 찬·반 논쟁이 너무 팽팽하게 총학은 열람실 개방에 관한 의견을 보류상태로 놓았다. 반대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통학하는 학생으로 24시간 연장 개방시 통학하는 학생은 열람실 이용은 '하늘엣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아침일찍 와 가방만 놓고 자리를 비워두어 뒤늦게 오는 학생들을 불편하게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도서관의 환경이 열악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게다가 전 교문을 12시에 폐쇄하여 학내에서 연구나 필요한 작업을 하다가 미처 나가지 못한 교수나 학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처에서는 인근 불량배의 출입 방지와 도난 사고 방지를 위해 그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같은 이유만으로 대학의 연구기능이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서울지역 대부분의 대학이 열람실을 24시간 개방하고 있고 교문을 폐쇄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는 열람실을 24시간 개방하고 교문도 정문만 폐쇄, 쪽문은 개방하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연구동이 24시간 불이 켜져 돌아가고 있으며 학교측에서는 92년부터 야간에는 연구를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이 담을 넘어가다 다치는 것을 우려해 모든 쪽문을 개방해 놓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교육시장의 개방과 더불어 대학 및 대학원의 평가제와 관련하여 각 대학마다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연구기능 강화를 위한 학풍조성이다. 이를 위해선 물론 장단기적인 계획과 투자가 선행되고 학사운영상의 고려가 있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중요한 것이 연구를 제약하는 현실적인 걸림돌의 제약이다. 자정을 기점으로 모든 연구와 공부가 중단되어야 한다면 지속적인 연구의 추진마저 어렵게 된다.

이를 위해 연구실 및 도서관의 24시간 개방이 필요하다. 교내의 연구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그나마 있는 연구공간의 활용시간을 연장해서 그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소위 명문대학이라고 일컬어지는 몇몇 대학에서는 이미 그러한 조치가 시작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계획상의 연구의 질적 향상이나 분위기 조성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고 지금이라도 쉽게 할수 있는 조치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가장 기본적이고 최소한의 요구인 연구실 24시간 개방문제는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당국의 행정의지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물론 대학당국 만의 조치가 있다고 해서 연구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연구하는 주체인 교수와 학생들부터 24시간 개방에 걸맞는 요구하는 자세의 확립이 필요하다.

<권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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