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대학인의 의식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우리는 이번에 실시된 '중앙인 의식조사'를 보며 느낄 수 있다. 한총련 해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자가 66%를 넘어가고 학생회 역점사업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대학인은 우리사회에 있어 가장 진보적인 존재로서 온갖 제도적 모순과 역사적 불의를 맨몸으로 싸우며 헤쳐나가던 시대의 양심이었고 사회개혁의 선두에 서서 혹독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의 미래였다. 그러나 이 시대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대중과의 접속형태를 지금 대학인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한총련의 대중과의 접근방식이 대중의정서와 괴리를 가져왔고 이런 괴리감은 대선이라는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학생운동의 무력화를 고심하던 정치권력에게는 호기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전대협한총련 10년의 전통을 자랑했던 학생운동의 구심체는 이제 회복불능의 단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자기정체성에 관한 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내용의 질과 양에 따라 그것을 담아내는 용기의 크기와 종류가 달라지듯이 대중의 의식과 사회의 변화에 부합되는 새로운 현실 참여의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과거와 같이 뜨거운 피와 가슴을 가진 대학인이기보다는 극심함 취업난과 극단의 개인주의가 만연한 오늘날의 대학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대중이 가슴을 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72%의 많은 응답자가 학생들의 적극적인 현실참여가 필요한 사회라고 오늘을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이 진보적 각오와 올곧은 이성으로 무장한 대학인이 수행해온 사회개혁의 추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유지되어야 한다. 조국의 오늘에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젊음에게 내일이란 무미건조한 오늘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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