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시원해

지난 1일 동대문운동장역 세차장에서 찬 물줄기가 뿜어져나와 온 거리가
환호소리로 뒤덮였다고.
이유인즉, 가두행진으로 힘들고 지친 학생들에게 한 아저씨가 학생들을 위
하여 물을 뿌려준것. 학생들은 큰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고마움을 나타냈으
니, 시민마음과 학생실천이 함께하는 가두행진…. "한번더! 한번더!" 물고팠
던 학생들의 외침은 시작되고, 한번더 물을 뿌려주는 아저씨의 얼굴에도 엷
은 미소가 피어 났다고.
이것이 바로 올바른 학생운동의 지침서가 아니겠소.


▲ 배부른(?) 사람들

`김영삼을 타도하자.' `대선자금 공개하라'
지난 2일 고려대. 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구호를 외치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50여명에 달하는 단식 농성단.
조금은 헬숙해진 얼굴, 햇볕에 그을린 피부, 지쳐보이는 눈, 쉰 목소리.
환자복만 입으면 병자로 보일 정도.
`김영삼 타도'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출범식 이후에도 계속
단식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은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던데. 나라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이들의 허한 배를 채워주는 것 같군요.


▲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지난 3일.
한양대에서 출범식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대열 속을 헤치며 목소리를 드높
이는 이들이 있었는데.
한대 자원봉사단들로 유지웅 수경의 장례비용과 이철용씨 부상 치료비 모
금 마련을 하는 도우미들.
모두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 또한 끊이지 않으니 함
께 가는 이 길이 멀고 험하다 해도 외롭지는 않을 듯.


▲ 텔레비젼에 내가 나온다면

지난 3일 한양대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는 집회가 한창이었는데.
갑작스런 사회자의 한마디.
"여러분 지금 CCTV로 우리들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사수대분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주십시오."
상황인즉, 평소 도로교통 상황점검으로 이용되던 CCTV카메라가 웬일로 한
양대 광장앞으로 돌려져 있으니, 카메라의 어색한 움직임속에 광장은 어느새
웃음바다가 되고, 저마다 카메라를 향해 보내는 야유의 몸짓들.
이곳이 언제부터 도로였는지….
뒤끝이 불쾌하기 그지없는 TV출연이구료.


▲ 눈물, 눈물, 눈물

30일 출범식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문예선전단 학생들.
가두행진중 마지막 대열로 그들은 거리의 시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김영삼
타도', `출범식 사수'를 눈물로 호소하였는데. 이에 시민들도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고개를 끄덕였으니, 이런 마음이 하나되어 사회개혁이 이루어지
길 바라오.


▲ 뒤바뀐 선전구

31일 한총련 출범식에 참가하던 학생들이 상왕십리에서 신당역으로 지하철
선로를 따라 이동해 지하철운행이 한때 지연되었으니.
이에 시민들은 경악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외국인 신기한 듯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대고….
한총련 학생들의 선전구호인 `시민도 함께 해요'와 시민들의 찌푸린 눈쌀
은 일치(?)할수 있을런지.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