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의 참의미가 그 행사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의 몰상식으로 인해 흐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5·18 민중항쟁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주간에 그 혁명정신의 숭고함보다는 관련행사를 처리하는 총학생회의 무지한 방식으로 인해 짜증과 분노를 억누르기에 바빴다는 사실은 한편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본 제1캠퍼스 학생생활연구소는 학생들의 진로문제, 성격문제 등에 대한 상담업무를 주로 하는 가이던스 센터로서 다방면에 걸친 문화강좌를 학기마다 4, 5회 정도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에도 ‘유학·해외 연수 특강-호주 & 프랑스편’을 실시했는데, 그 행사관련 플래카드를 1캠 총학생회측에서는 아무런 사전설명도 없이 철거하였습니다. 이유인즉, 5·18 행사관련 플래카드를 부착하기 위해서였고, 5·18 행사주간이 끝나는 금요일에는 다시 본 연구소의 유학특강 플래카드를 부착해 준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사전 양해도 없이 멋대로 다른 플래카드를 철거해버리는 태도가 잘못된 것이기는 했지만, 5·18 행사가 본 연구소의 특강보다 며칠 먼저 하는 것이었으므로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19일까지는 특강 플래카드를 다시 붙여줄 것이라고 믿고 기다렸으나, 행사주간이 끝난 그 다음주에도 유학특강 플래카드는 다시 붙여지지 않았습니다. 문의했으나 1캠 학생복지과를 통해 “분실했다”는 성의 없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그 후로 대략 1주일이 지났는데도 그 일에 대해 1캠 총학생회로부터 직접적 사과는 커녕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습니다.

5·18 민중항쟁의 정신과 그 의미가 20년이 지난 지금 학생들의 가슴과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말아야 하며, 새롭게 되새겨져 많은 부조리와 모순을 개혁해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대의에 동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줄로 압니다. 그러므로 이 글의 논지가 5·18행사 자체를 공격하는 데 있다는 당찮은 오해는 없길 바랍니다.

다만 5월에도 학교는 돌아가고, 대학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었으면 합니다.

물론 1캠 총학생회가 다른 행사들을 가치 없다고 여기거나 낮게 평가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총학생회가 보여준 일련의 태도를 보면 이런 믿음이 배신당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습니다.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그것도 학생들 개개인의 가치와 권리를 가장 존중해주어야 할 1캠 총학생회가 앞으로 좀더 성숙한 시민의식과 모범적 태도를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캠 총학생회 임원들의 많은 수고가 과정상의 사소한 과실로 인해 스스로의 공로를 깎아먹는 역효과를 산출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제1캠퍼스 학생생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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