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의 학교생활에 동행할 학생을 찾습니다.’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매 학기 초 ‘장애학생 도우미’를 모집합니다. 모집 분야는 다양하죠. 강의 시간 동안 강의 내용을 정리해주는 ‘강의대필 도우미’, 강의실 간 이동 및 학교생활을 보조하는 ‘활동보조 도우미’, ‘시험대필 도우미’ 등이 있습니다. 장애학생 도우미와 장애학생은 나란히 동행하며 서로의 길을 넓게 터주고 있었습니다. 

  -장애학생 도우미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문채라 학생(공공인재학부 4): 고등학교 시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가진 학생과 같은 반에서 생활했습니다. 학급 간부였던 저는 그 학생과 학급 친구들 사이 잦은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그 학생의 부모님을 찾아뵀어요. ‘특수학교가 부족해 일반학교에 보냈다. 하지만 욕심이었던 것 같다.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하시며 부모님이 눈물을 흘리셨어요. 속사정을 들어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더라고요. 그 경험을 기점으로 장애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화 학생(간호학과 4): 방학 때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중앙대에 도움이 필요한 장애학생이 많고, 이에 비해 도움의 손길이 적은 상황을 알게 됐어요. ‘손이 닿는 모든 곳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자’가 제 좌우명인데요. 이번 학기 장애학생 도우미 모집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지원했습니다.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문채라 학생: 2019년 1학기에 시각장애 학생의 시험대필 도우미를 했어요. ‘도우미가 없으면 이 시험을 치를 수 없어서 곤란했는데 덕분에 중요한 시험 잘 치를 수 있었다. 고맙다.’ 시각장애 학생이 제게 전한 말에 감명을 받았죠. 내게는 소소한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일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그다음 학기에도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했어요. 이번 학기에는 지체장애 학생의 강의와 시험대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면 수업 때는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며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대면으로 연락만 하다 보니까 ‘장애인과 소통하며 그들을 이해하자’라는 제 나름의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쉬워요. 

  -소통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최근화 학생: 청각장애 학생의 강의대필 도우미를 하고 있는데요.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장애학생과 만날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대부분 강의 대본, 이메일 또는 문자로 소통하죠. 친해지고 싶다는 감정을 전하기 위해 강의 대본을 이메일로 보낼 때마다 한 마디씩 사담을 섞습니다. 활동이 끝나면 맛있는 걸 꼭 같이 먹으러 가자는 등의 이야기를요. 

  문채라 학생: 도움을 위한 도움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활동에 임해왔어요. 단순히 강의대필을 하기 위해 장애학생과 만나는 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기 위해 만난다고 생각하죠. 친해지려고 나눠 먹을 과자를 챙겨가는 등 진심을 쏟았어요. 

  -활동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문채라 학생: 강의 대필을 지원하러 장애학생과 수업에 들어갔는데 마침 제 친구가 있더라고요. 그 친구와 장애학생, 제가 옹기종기 앉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에요.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그냥 새 친구를 사귄 느낌이 들었죠.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의 장점이 있다면. 

  최근화 학생: 비전공 분야를 접하고 새로운 지식을 쌓아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나의 도움이 한 학생의 학습에 밑거름이 된다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인 것 같아요. 

  문채라 학생: 장애학생을 통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강의대필 도우미를 하며 전공과목을 심화 학습할 수 있답니다.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이 도우미 스스로에게도 학습 성장 계기가 된다는 점을 홍보하면 좋겠어요. 학과 단체 메신저에 장애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을 홍보해도 좋을 것 같아요. 장애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장애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을 인지한다면 몇몇 학생은 분명 관심을 가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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