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생이라면 인하대의 마스코트 ‘안뇽’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안뇽은 ‘푸앙이’와 매우 유사한 생김새에 일러스트까지 트레이싱한 듯 유사해 많은 중앙대 학생들이 푸앙이를 표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창작물의 표절은 딱 잘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생각해보면 용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강아지나 고양이 캐릭터와는 달리 대체로 유사하게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사슴 모양의 뿔, 수염, 공룡을 닮은 듯한 몸체로 용인시의 ‘조아용’ 캐릭터와 천안시의 ‘흥룡‘ 캐릭터를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자유실시 디자인‘이란 쉽게 말해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디자인인데, 용 캐릭터의 이러한 특징을 ‘자유실시 디자인’으로 보면 안뇽 캐릭터가 푸앙이를 표절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표절의 진짜 문제는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예로 <원신>이라는 게임을 보자. <원신>은 출시 이전부터 <젤다의 전설>과의 유사성으로 논란이 됐다. 세계의 생김새와 게임의 중심이 되는 원소 간 상호작용, 점프, 활강 및 등반 등의 모션, 요리 및 사냥 시스템, 그 밖의 여러 디자인에서 나타난 유사점 때문이었다. 

  <젤다의 전설>만을 베낀 것도 아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보스 스킬 및 모션, <니어 오토마타>의 모션 등 단순히 비슷하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표절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논란 요소가 많으면 자연히 사장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모바일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원신>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국산 게임 <리니지M>이 출시 이후 1년간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이렇게 표절 요소로 가득한 게임이 최고 매출을 기록한다면, 누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창작하고 싶을까? 표절은 창작자에게 가야 할 수익을 빼돌리고 지적재산의 가치와 기능을 감소시킬뿐더러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무너지게 만든다. 

  표절과 저작권 침해는 값이 저렴하다. 영리단체인 기업은 항상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이윤을 남기고 싶어 하고, 그 의도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수익 분배와 앞으로의 다양한 창작을 위해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소비자는 주체적으로 콘텐츠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 개개인이 저작권자의 권리가 지켜지도록 현명히 선택한다면 앞으로의 콘텐츠 시장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시현 학생 
경제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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