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커뮤니티는 한계 있어 
건전한 공론장 위해 노력 필요

학생 대표자 선거 기간 동안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에서 일부 후보자를 향한 여러 의혹성 비판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에 관한 교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해당 기사는 개별적으로 취재한 인터뷰를 좌담회 형식으로 각색했습니다.

  -에타 속 학생 대표자 선거 후보자에 대한 의혹성 비판 게시글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A학생(컴퓨터예술학부 2): 과도한 비판이 있다고 생각해요. 비판이 옳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실명 거론이나 비속어 사용 등은 문제가 있죠. 익명 커뮤니티에서 도가 지나친 비판이 올바른 걸까요? 후보자 자질에 관한 건 투표권이 있는 학생 스스로 판단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B학생(스마트시티학과 석사 4차): 에타를 통해 학생 대표자 선거 논의가 이뤄지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비대면 학사인 탓에 논의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창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비판이 사실에 기반한다면 후보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있으면 괜찮다고 봅니다.

  표지훈 학생(정치국제학과 2): 평소에도 드러나는 모습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학생 대표자 신상 정보가 올라와 한 사람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데에 에타가 소모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유홍식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인성을 포함해 사람에 관한 판단은 서로 기준이 다르고 시대나 지역,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후보자 인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건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청회 태도는 참여자 모두가 같은 시공간에서 동일한 사건을 보고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에 논의해볼 만합니다.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에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학생: 에타 특성상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요. 익명 뒤에서 작성한 비판이 신빙성이 있을지도 의문이죠. 에타 이용자들이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게시해야 하는 윤리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표지훈 학생: 교내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에타의 익명성은 문제를 공론화하는 이에게 힘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사실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건 익명 커뮤니티가 가진 근원적인 한계라고 생각해요.

  -바람직한 온라인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유홍식 교수: 익명 게시판의 공적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고 판단합니다. 그동안 인터넷 익명 공간이 건전한 여론형성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봤죠.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 변화를 줘야 해요. 실명 전환을 통해 서로 자신을 드러내고 토론해야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장석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규제를 가하는 건 해결책이 아니라고 봐요. 각종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거든요. 공론장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향상돼야 하죠. 하지만 대한민국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현실이에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고 토론에 참여하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는 익명 게시판 내 토론 문화에서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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