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호 동문을 만나 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길을 함께 걸어봤다. 사진 송다정 기자
백인호 동문을 만나 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길을 함께 걸어봤다. 사진 송다정 기자

백인호 동문(법학과 59학번)은 매일경제신문 편집국장과 MBN(매일경제TV) 대표이사, YTN 사장, 광주일보 사장 등을 역임했다. 백인호 동문을 만나 그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길을 함께 걸어봤다.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1965년에 사법고시 1차 시험에 합격했어요. 2차 시험을 준비하는 중 매일경제신문이 창간하면서 수습기자를 모집하는 신문 광고를 봤습니다. 그래서 응시했는데 합격했죠. 그때 제가 원하는 법조계로 가느냐, 언론사로 가느냐 많이 고민했습니다. 언론이나 법조계가 시시비비 가리는 게 비슷하다고 생각해 언론을 택했죠. 그로부터 6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활동했어요.”

  -MBN 대표이사를 맡았다고.
  “1995년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에 케이블TV가 등장했죠. 케이블TV가 어떻게 보도하고 편성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없었어요. 케이블 TV는 24시간 방송을 해야 했습니다. 24시간을 어떤 콘텐츠로 채울지 고민했어요. 그때 미국 증권 시장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콘텐츠를 확보했죠. 당시 콘텐츠값으로 25만달러를 달라고 했어요. 저는 콘텐츠를 방송해주니까 홍보비용을 내라고 역으로 제의했죠. 그래서 1달러를 지불하고 7시간가량 콘텐츠를 확보했습니다. 미국 시장 상황을 알 수 있어 금융기관에 유용한 콘텐츠가 되면서 인기를 끌었죠. 콘텐츠 부족을 메꾸면서 흑자 기반을 만들었어요.”

  -중앙대 언론동문회장으로 활동했다.
  “언론동문회장을 9년가량 했습니다. 당시 중앙대 언론 인적 자원이 뿔뿔이 흩어져 있었어요. 이를 조직화하고 동문의 정체성을 만들어 갔죠. <언론동문회보>를 제작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해서 인적 자원을 집약하는 힘을 만들었습니다.”

  -언론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언론은 국가나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공정과 정의에 맞지 않는 일이 있다면 팩트를 찾아서 규명하는 게 숙명이에요. 가령 정부에 경제 부처가 있잖아요? 그 부처에서 펼치는 정책과 세부적인 시행을 잘하는지 못 하는지, 못 한다면 왜 못하는지 팩트를 찾아서 보도하고 여론화해야죠. 잘하지 못한다면 제동을 걸고 좋은 방향으로 간다면 격려해야 합니다.”

  -삶의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생의 철학도 있고 일을 하는 데도 철학이 있죠. 인생에서 철학은 아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거예요. 무던히 노력해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연락하고 안부를 전하며 상대방과 내가 가깝게 지내는 거죠. 가령 평소에 안부 전화를 하고 지내다 보면 상대방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특종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다음으로 일에 관한 철학은 호기심을 갖는 겁니다. 평범하게 지나가지 않는 호기심. 저는 호기심이 아주 많았던 사람이에요. 어떤 일이라도 궁금증을 가지면 이를 참지 못하고 끝까지 파헤쳤죠.”

  -최근 『현대 오디세이아』를 발간했다. 책이 가진 의미는.
  “이 책을 발간한 의미는 2가지입니다. 현재 우리는 선진국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번영을 누리는 행복한 사람들인데, 번영의 근원이 사실은 『현대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는 가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철학 밑에서 경제 개발을 했죠.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부국이 된 근원을 알리기 위해 책을 발간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제가 정주영 회장을 가까이에서 취재했죠. 경제 발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분을 기록함으로써 이분이 했던 것을 자료로 남기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삼성 오디세이아』도 발간했는데.
  “우리가 경제 부국이 되는데 정주영 회장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철 회장이 경제 발전에 초석을 깔았죠. 제가 취재기자로 취재했던 자료와 이병철 회장과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모아 『삼성 오디세이아』를 발간했어요.”

  -중앙대 구성원에게 한 마디.
  “대부분의 사람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나는 안 될 거야’와 같은 고정관념을 갖지 마시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집념으로 가득 찬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매사에 열심히 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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