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예고편이 없습니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1.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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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소방안전 들여다보기
①: 유도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②: 건물 내에서 개인 전동킥보드를 충전하고 있다. ③: 비상문에 ‘고정문’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④: 비상문 손잡이가 테이프로 감겨 있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다. ⑤: 교내 게시판이 소화전을 가리고 있다. ⑥: 소화전 앞에 책상과 의자 등 적치물이 놓여 있다. ⑦: 콘센트 덮개가 훼손돼 있다. 사진 김지현 · 송다정 · 이정서 기자
①: 유도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②: 건물 내에서 개인 전동킥보드를 충전하고 있다. ③: 비상문에 ‘고정문’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④: 비상문 손잡이가 테이프로 감겨 있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다. ⑤: 교내 게시판이 소화전을 가리고 있다. ⑥: 소화전 앞에 책상과 의자 등 적치물이 놓여 있다. ⑦: 콘센트 덮개가 훼손돼 있다. 사진 김지현 · 송다정 · 이정서 기자

화재 발생 시 주어지는 골든타임은 약 5분이다. 5분 이내 화재 진압에 실패하면 연소가 급격히 확산돼 피해 면적이 증가한다. 교내 구성원과 대학본부가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됐는지 살펴봤다.

  엄격한 화재 대비 필요해 
  양캠 건물 내부에는 화재 발생 시 피난을 유도하는 유도등이 계단과 통로 등에 설치돼 있다. 고주찬 서울캠 시설팀 직원은 “상시점등식 유도등인 2선식 유도등이 설치된 건물과 3선식 유도등이 설치된 건물이 있다”며 “3선식 유도등은 평상시 소등돼 있고 화재 발생 시 점등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동으로 설정된 3선식 유도등은 예비 전원 시험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203관(서라벌홀)과 301관(중앙문화예술관),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등에 설치된 일부 유도등은 해당 스위치를 눌러도 불이 켜지지 않았다. 정현철 동작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는 “점검 스위치를 누르면 동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관리자가 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주찬 직원은 “일상점검 및 소방법에 따른 점검 시 정상 동작이 불가능한 유도등을 발견하면 즉시 조치한다”고 밝혔다.

  양캠 건물 내부에는 화재 발생 시 불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화문이 설치돼 있다. 303관(법학관)과 102관 등에 설치된 일부 방화문에는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지만 해당 방화문은 개방돼있었다. 공하성 교수(우석대 소방방재학과)는 “원칙적으로는 방화문이 닫혀 있어야 하지만 연기나 열을 감지해 닫히게 하는 장치가 있다면 법적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는 장치가 있어도 화재 발생 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주찬 직원은 “불특정 사용자가 임의 개방하는 것은 건물 내 각 관련 부서 및 자위소방대에서 관심을 갖고 협력해 해결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서울캠 일부 건물 내 소화기와 소화전이 적치물로 가려져 있기도 했다. 중앙문화예술관에는 소화기와 소화전 앞에 책상과 의자가 여럿 놓여있었다. 법학관에서는 교내 게시판이 일부 소화전을 가린 상태였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르면 소방시설 등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초래하는 폐쇄나 차단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고주찬 직원은 “소방법에 위배되는 사항은 각 관련 부서에서 협조해야 한다”며 “문제 발생 시 교내 공문을 통해 관련 부서에 지속적으로 조치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서로 연결돼 있는 904관(생명공학관2관)과 905관(생명공학관3관) 내 한 비상문은 손잡이가 테이프로 감겨 있어 출입이 불가했다. 이상국 안성캠 총무팀장은 “건물 테라스로 가는 출입문으로 테라스에서 흡연하는 사례가 빈번해 누군가 임의로 묶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방 조치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임의 폐쇄를 금지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고 전했다. 또한 비상문에 ‘고정문’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된 곳도 있었다. 이상국 팀장은 “안내문의 문구가 잘못된 것”이라며 “화재 등 비상시에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문구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자나 깨나 전기 조심 
  소방청이 발표한 ‘발화요인에 대한 월별 화재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적 요인이 부주의에 이어 발화요인 2위를 기록했다. 서울캠에서는 콘센트 덮개가 떨어지는 등 일부 훼손된 콘센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안성캠에서는 건물 내에서 개인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현철 소방위는 전동킥보드 충전으로 발생한 화재 사례를 언급하며 “배터리 과충전 등의 이유로 실내에서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는 것이 위험하다”며 “관련한 안전 수칙 등을 교육하고 교육받을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단국대 천안캠에서 전동킥보드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공하성 교수는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불산 등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 나온다”며 “학교 안전을 위해 차단기 등 안전장치가 부착된 개인 전동킥보드 전용 충전 시설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영 안전관리팀 차장은 “교내 개인 전동킥보드나 드론 등의 충전에 관한 위험성을 인지해 사고를 예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양캠에는 전동킥보드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배터리 과열에 관한 문제는 안성캠에서도 발생했다. 6월 생명공학관2관 9208호에서 UPS(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가 과열됐다. 장수영 차장은 “UPS의 배터리 과열로 연기와 냄새가 발생해 화재 전 조치를 했다”며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기간을 놓쳐 노후한 장비가 배터리 과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키자 골든타임, 지키자 내 몸 
  ‘2021년 10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안성캠 생활관은 소방 교육을 진행하지 않았다. 장지훈 안성캠 생활관 차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관생들이 거의 없었다”며 “올해도 지난해와는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학기당 한 번 이클래스를 통해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교육은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정도”라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색이 있는 연기와 불을 피워 학생이 직접 소화기를 써보는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서울캠 생활관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온라인으로 소방 교육을 진행했다.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안도 언급됐다. 정현철 소방위는 “소방시설과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져야 한다”며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 관계자들이 초기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대응을 잘하면 인명·재산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며 “내실 있는 훈련과 소방시설 유지 및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캠 시설팀과 안성캠 시설관리팀에 따르면 비상대피로와 화재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이 층별로 부착돼 있다. 공용호 안성캠 시설관리팀장은 “화재 발생 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해당 매뉴얼에 나와 있다”며 “각 건물 사용자들이 자신의 생명은 스스로 지킨다는 차원에서 평상시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각 층 소방시설물을 눈여겨보면 비상시 무의식 중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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