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화가 참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아주 심각한 폭력·살인사건 등의 경위는 제3자 입장에서 본다면 사소한 감정이 싸움으로 번져서 생긴 일인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 본 기사의 내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사건은 택시에 탑승한 승객이 방귀를 뀌었고 택시기사가 이를 지적한 데서 시작됐다. 택시기사와 승객이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택시기사가 승객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명확하지만 정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가 그 상황에서 딱 한마디씩만 덜 하고 양보했더라면 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왜 화가 많을까. 위 사건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을 참지 않는데, 상대방의 기분에 대해선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런 사람들은 성격상의 장애가 있는 것이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진부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소통의 부재가 그 원인이라 생각한다. 옛말에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 그러한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면 생겼던 화도 풀리곤 한다. 도로에서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고 해보자. 신호대기 하던 전방의 차가 초록색의 통행 신호가 켜져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몇 초를 기다리다 그 이후엔 화를 내거나 불평을 한다. 그리고 공격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눈을 흘기고 갈 것이다. 심하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그 앞차에서 갓난아이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져서 아이를 일으켜 세우느라 출발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 화가 풀리고 멋쩍은 마음이 든다. 마구 경적을 눌렀던 자신이 부끄러워질 수도 있다. ‘괜히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랬네’라고 생각이 들어 신경이 쓰일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적대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을 자주 마주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났을 때 때로는 공격적으로 맞선 적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적대적인 것처럼 보이던 사람도 대화를 몇 마디 나눠 보면 이해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상대방을 그 사람의 마음으로 봐주면 된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 다른 사람을 내 기준으로만 바라보면서 사는 것보다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구나’라고 인정하면 된다. 상대가 가진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앵그리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입장에 서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화가 나더라도 혹은 화내는 사람을 보더라도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고 어떤 마음인지 생각해본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상황이 많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엄익현 학생
경제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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