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임성렬
사진제공 임성렬

외국어 능력이 출중하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사람만 해외 영업을 할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기계공학부 출신임에도 영업 분야에 진출하는 등 색다른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이가 여기 있다. LG 디스플레이 기술영업팀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재직 중인 임성렬 동문(기계공학부 14학번)을 만나봤다.

  -기술영업은 어떤 일인지. 
  “기술영업은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서 물품을 판매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LG 디스플레이는 고정 고객으로 애플이 있죠. 저는 LG 디스플레이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과 샘플 출하, 수요관리 등에 관해 협의하는 일을 합니다.”

  -전공과 다르게 영업직을 수행하는데. 
  “처음에는 기구설계팀으로 입사했어요. 입사한 뒤 부서 배치가 이뤄질 때 기술영업팀에 자리가 생겨 업무 전환 제안을 받았죠. 제 전공이 기계공학부였기 때문에 프로젝트 매니저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제가 프로젝트를 관리한다는 생각도 못 했죠. 제의를 받았을 때 전공과 관련된 기계 분야 업무를 하고 싶긴 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지원했답니다.”

  -기술영업팀 제의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시기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자가 얼마나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면접만으로 가리기 힘들어요. 제게 엄청난 실력이 있다고 해도 부서에 자리가 없으면 기술영업팀으로 전환 요청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일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운 점은. 
  “저는 프로그램을 다루고 문제를 푸는 것에 익숙했어요. 하지만 기술영업은 협의를 통해 고객을 설득해야 하거든요. 누군가를 설득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어요. 처음엔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설득해야 할지 막막했죠.”

  -업무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협상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은 외국어로 시작해서 외국어로 끝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죠. 저도 처음엔 똑같이 생각했어요. 그러나 외국어 능력은 업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외국어로 협의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협의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외국어를 잘해도 설득을 못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죠.”

  -외국어 실력 및 관련 경험이 있었나. 
  “해외 경험은 해보지 못했고 영어 회화 능력도 좋은 편은 아니었죠. 하지만 외국어 수준이 뛰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노력하면 영업 부서에 적응할 수 있어요. 좋든 싫든 회사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은 영어를 사용해야 해요. 영어로 업무를 할수록 영어가 많은 기회를 준다고 느껴서 최근에도 영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에 만족하는가.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지금은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목표입니다. 기술영업팀에 지원했던 이유도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였죠. 엔지니어 일을 해보지 못한 호기심도 있어서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지난해 애플의 맥북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여러 칩의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실현할 수 있는 M1 칩이 들어간 제품이었죠. 제가 준비하던 제품이 출시된 모습을 보고 보람찼던 경험이 있어요. 또 최근에는 업무를 마무리한 뒤 미국 법인으로부터 1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메일에는 저 덕분에 매출 정리를 잘 할 수 있었다고 적혀 있었죠. 회사에서도 다들 칭찬해주셨답니다. 업무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칭찬을 듣거나 업무를 무사히 끝냈을 때 기분이 좋더라고요.”

  -업무 중 힘들었던 순간은 없나. 
  “일상 영어와 비즈니스 영어는 차이가 있어요. 용어 자체가 생소해서 업무 초반에는 회의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만 있던 적도 많았답니다. 또한 제가 중재해야 할 사람들이 저보다 경력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설득을 하려면 제가 많이 알아야 하지만 몰랐을 때는 힘들었죠.”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협의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렵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건 대단한 일이에요. 저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그리고 영업 부서에 들어온 만큼 남들보다 특출난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갖추고 싶기도 하죠.”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본인의 길을 정했으면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어요. 3학년 여름방학 때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준비한 덕분에 2학기 때 취업 준비를 학업과 병행하기 수월했답니다. 다른 지원자보다 준비된 상황이다 보니 더 많은 기회가 왔죠. 취업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진로를 정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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