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Do Dream)은 ‘꿈꾸고(Dream) 도전하라(Do)’, ‘꿈꾸고(Dream) 두(Do)드려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여론부는 다양한 도전과 경험 끝에 중앙대 강단의 문을 두드린 이들을 만납니다. 강단에서 중앙대 학생들을 만나기까지 그들의 여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주는 프로골프선수부터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체육대학장에 이르기까지 체육 외길을 걸어온 설정덕 교수(골프전공)를 만나봤습니다. 설정덕 교수의 이야기를 함께 두드려볼까요?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제51회 체육의 날을 맞아 ‘제51회 대한민국체육상 및 체육발전유공자 포상 전수식’을 거행했다. 당시 설정덕 교수는 체육포장을 수상했다. 체육포장은 체육 활동을 통해 국민체육 발전에 기여하거나 국위선양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꿈을 이루려면 체력이 있어야 해요. 항상 일정하게 몸, 생활, 정신을 관리해 항상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서도 자기 관리가 필요하죠. 또한 지식을 함양하고 새로운 것과 융합하는 창의적 과정에 있어서도 체력은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체육’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금메달, 올림픽, 경쟁? 체육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약하고 있다. 「스포츠클럽법」, 「스포츠기본법」, 「체육인 복지법」이 올해 제정되면서 누구나 차별 없이 생활 속에서 체육을 누리는 세상을 향해 전진 중이다. 체육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년 10월 15일은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지정된 ‘체육의 날’로, 체육 의식을 고취하는 날이다. 제59회 체육의 날을 맞아 한평생 체육인으로 살아온 설정덕 교수(골프전공)의 연구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어렸을 적 꿈이 궁금하다.  

  “운동을 참 좋아했어요. 체육 관련 업무에 종사하시는 부모님 영향을 받았죠. 고등학교 때는 학생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리더십이 강했어요. 또 체격이 커서 ‘너는 체육대에 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았죠.(웃음) 체육 활동과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꿈이 이뤄져 현실이 된 느낌이에요.” 

  -프로골프선수 출신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원래는 배구를 했었는데 군 제대 후 골프로 전향했어요. 은사이신 최은택 지도 교수님의 권유를 따랐죠. 몇 년간 열심히 연습해 프로골프선수 자격을 확보하고 골프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골프 국가대표팀 상비군 코치로 시작해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직후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죠. 그 무렵 박사 학위 과정도 마쳤던 것 같아요.” 

  -프로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했겠다. 

  “처음으로 대학 골프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을 때가 잊히지 않아요. 그 경기에서 OB(코스 경계를 넘어선 구역)를 5개 정도 넣어버렸어요. 충격이었죠.(웃음) 몇 개월만 연습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으리라 멋모르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손바닥 껍질이 여러 차례 벗겨질 정도로 몇 년간 치열하게 연습해서 프로골프선수가 됐답니다.” 

  -국가대표팀 코치·감독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축구와 골프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축구와 골프 국가대표팀이 김포공항으로 같이 귀국했는데, 계란 세례 등을 우려해 2시간 가까이 게이트에서 대기했던 기억이 나요. 승리와 금메달이 중요한 시절이었죠.  

  요즘에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는데, 지역 스포츠클럽을 통해 전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연계하는 「스포츠클럽법」이 이를 더 촉진하리라 생각해요. 생활 체육의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스포츠 현장과 강단을 넘나들었다.  

  “제 목표는 실기 경험과 이론 지식을 고루 갖춘 대학교수가 되는 것이었죠. 저는 박사 과정에서 스포츠 심리학 등을 공부했어요. 이와 더불어 프로골프선수도 경험했죠. 이 2가지 요소가 빚어낸 시너지가 저의 경쟁력이었답니다. 교수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아갔어요.” 

  -어떻게 중앙대와 인연이 닿았나. 

  “중앙대와의 인연은 중앙대 체육대 입학시험을 보면서 시작됐죠. 대학생 시절에 미팅 때문에 안성캠을 찾았던 기억도 나네요.(웃음) 2000년쯤에는 체육 과목을 강의하러 약 2년간 중앙대를 오갔어요. 그 무렵 한양대 체육대 겸임 교수였는데 중앙대가 골프를 특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이에 중앙대 체육대 교수직에 지원했고 본격적으로 중앙대 교수로서 강단에 섰죠.” 

  -교수와 감독은 얼핏 비슷해 보인다. 

  “대학교수는 ‘태도’와 ‘지식’을 교육해 학생들이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요. 그 태도와 지식을 토대로 감독은 현장에서 ‘기술’을 심화 교육하죠. 이렇듯 교수와 감독은 분명 차이점이 존재해요. 현장은 학교보다 더 냉엄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내용이 현장에 접목돼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교수와 감독은 서로 존중하고 소통해야 하죠. 현장과 이론 교육을 중재하는 역할이 중요해요. 제가 한국프로골프협회 기술교육위원장, 대한골프협회 경기력향상 분과 위원 등을 맡는 이유랍니다.” 

  -대학 체육이 나아가야 할 길은. 

  “해외 유수 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학 캠퍼스 중앙에 체육관이 있어요.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체육시설이 위치해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커뮤니티가 형성되죠. 해당 모델을 도입해 중앙대도 체육시설을 활성화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 방송 해설위원으로도 오랫동안 활약했는데. 

  “골프 방송 초창기부터 해설위원으로 활동했어요. 몇 년 전 체육대학장을 맡으면서 일이 많아져 방송 활동을 잠시 중단했죠. 학교 일만 바쁘지 않다면 해설위원 활동은 언제든 재개할 예정이에요. 방송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리액션하는 방법을 익혔죠. 교수로서 강의력을 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방송과 강의에 임할 때 마음가짐이 궁금하다. 

  “둘 다 워밍업(준비 운동)이 중요합니다. 방송할 때 보면 분장하고 대본을 읽는 등 준비 시간이 필요해요. 강의도 마찬가지예요. 방송에서 느꼈던 점을 적용함으로써 학생들보다 5분 먼저 강의실에 도착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죠. 그리고 워밍업은 운동에서도 상당히 중요해요. 체육학 분야에서 워밍업에 관한 연구는 인용도가 매우 높답니다.” 

  -체육대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운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구축하려면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왜 운동을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가치가 있어야 하죠. 그렇지 않으면 운동선수들은 번아웃(심리적·생리적으로 지친 상태)이 와서 일탈해버리기 쉬워요.  

  ‘은퇴하고 나면 그동안의 내 노력은 어떻게 될까, 난 뭘 해야 할까’와 같은 생각이 들지 않게끔 사회 구조와 체육 생태계를 잘 조성해줘야 합니다. 자신이 해온 운동에 관해서 남들에게 지지와 인정을 받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행복해야 해요. 운동선수들의 생애 주기 전반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태도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중앙대를 아시아의 문화·체육 허브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체육대학장 시절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중앙대를 거점으로 아시아권 학생들과 함께 모여 중앙대의 예체능 역량을 공유하고 성장시켜나가자는 구상이에요. 약 2년 전 베트남의 똔득탕대는 중앙대 커리큘럼을 그대로 이어받아 골프학과를 개설했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중앙대 교수들이 1주일간 베트남으로 가서 집중 강의를 했죠. 지금은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고 추후에 오프라인으로 강의를 보충할 계획이에요. 똔득탕대 대학원생 4명이 중앙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똔득탕대로 돌아가 강의를 하고 있답니다. 저는 틀을 닦는 거예요. 이렇게 지식을 원조하고 한류를 확산시켜 놓아야 문화·체육 허브라는 꿈에 다가설 수 있죠.”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건강을 유지해서 제가 하는 일들을 열정적으로 지속하고 싶죠. 매년 출전하고 있는 ‘한국시니어오픈 골프선수권대회(만 50세 이상의 투어 프로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꿈도 있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자랑스럽게 들어 올려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보다 훌륭한 제자를 키우고 싶어요. 또한 학생들과 격 없이 소통하며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는 교수로 남고 싶죠.”

설정덕 교수는 우승을 목표로 꾸준히 ‘한국시니어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설정덕

  -당신에게 골프란? 

  “저의 몸가짐, 생활, 체력을 항상 안정성 있게 관리해 주는 고마운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골프로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강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삶을 지탱해주는 지표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중앙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체력은 행동 체력과 방위 체력, 이렇게 2가지로 나뉘어요. 행동 체력은 신체적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힘을 뜻하고, 방위 체력은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을 주는 힘을 의미해요.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길러지는 힘이 아니죠. 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승리를 맛보고 패배를 분석하며 체력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강한 체력을 토대로 자신감을 얻는다면 각자 전공 분야를 창의적인 방향으로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많은 외적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 난관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는 지식보다도 체력이 더 중요할 수 있어요. 체력을 탄탄하게 다져놓으면 여러분의 지식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발휘해 더욱더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요즘엔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져 가는데요. 이런 시대 흐름 속에서 여가를 누리는 젊은이들한테는 체력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연애하는데도 체력이 필요하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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