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자리에도 사람과 사랑이 있다’라는 기사는 ‘퀴어 작품’ 등으로 평가받는 영상 매체 작품이 다양성에 대한 상상력을 차단하고 혐오를 재생산한다는 점을 폭로합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예리하게 통찰해 학생사회에 유의미한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대학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95.5% 한국 사회 젠더 갈등 심각하다’라는 기사는 분명 아쉬운 점이 존재합니다. 해당 기사는 가시화된 사회현상을 학우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정도의 수행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드러나 있는’ 사회적 현상을 그대로 옮겨온다는 것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답습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합니다.  

  현상을 옮기는 것을 넘어 현상을 분석하고,  대학본부와 총학생회를 견제하는 언론으로서 중대신문이 기능하길 고대하겠습니다. 

송지현 서울캠 성평등위원장(사회학과 3) 
 

  중대신문은 젠더 지형 변화가 동반한 이슈 변화를 잘 포착해 기사로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앙대 내 사건들을 집중 취재해 공론화한 기사는 성평등한 캠퍼스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중대신문은 백래쉬, 공정성과 젠더, 역차별 등의 이슈를 다뤘으나 이는 세간의 정서나 타 매체의 내용 그 이상을 넘진 않았다고 봅니다. 더불어 소수 전문가의 의견과 인용문에 대한 의존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설에서도 젠더 갈등을 다루고 있어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성평등, 혐오극복, 젠더갈등이라는 개념들을 상당히 언급했지만 다소 선언적, 구호적으로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설에서는 좀 더 관련 근거를 제시해 독자를 설득하는 내용을 강화하면 좋겠습니다.  

김경희 교수(사회학과)

  젠더 차이가 계속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남녀 관계가 상호 호혜적인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젠더 문제의 기본 취지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를 벗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를 털어내는 과정에서 남녀 간의 갈등이 양극화됐는데 젠더 문제와 관련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궁극적인 목적의식과 전망을 상실해버린 듯합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그 궁극적 지점에 아름답고 상보적인 상호 관계가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지형을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은 일종의 담론적인 푸닥거리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그 곳에 너무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적과 명분이 없는 젠더 갈등과 싸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그 점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염두에 두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소장

  대학신문은 생각보다 논란을 피하고자 하는 일종의 ‘중립 기어’를 밟는 성향을 보입니다. 사실 필요한 것을 짚는 능력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중대신문 젠더 관련 기사는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젠더 갈등 언론 기사를 관찰하면 젠더 갈등을 자극적으로 표현하거나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자는 말을 하며 애매모호하게 기사를 끝내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대신문은 기사의 편향성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젠더 갈등을 잘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젠더 문제를 다룰 때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도 물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젠더 문제가 어느 정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점을 인지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했던 잘못된 행동을 향해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종의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죠.

A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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