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사회를 뜨거운 논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사회 이슈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젠더’만큼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사회 이슈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젠더 문제는 지역, 세대 갈등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사회적 갈등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의 주류로 진화해 나가는 추세인데요. 이런 사회 현상 속에서 중대신문은 젠더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취재했을까요? 젠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성애, 여성 혐오, 성폭력 등 다양한 젠더 문제를 다룬 기사를 들여다봤습니다. 장민창 기자 jmc17061@cauon.net

젠더 이슈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를 통해 중앙지 11여 곳을 분석한 결과, 2001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젠더를 언급한 기사는 총 약 1만1100건이었습니다. 특히 2017년과 2018년, 해당 기사는 799건에서 1501건까지 증가했죠.  

  중대신문도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총 148건의 젠더 언급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2017년과 2018년에 젠더 언급 기사는 13건에서 25건으로 약 2배 증가합니다. 중대신문 속 젠더 이슈, 어떻게 조명됐을까요? 

  젠더는 서서히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젠더 언급 기사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두 자릿수를 기록합니다. 당시 중앙대에서는 젠더다과제와 반성매매 캠페인, 성정치문화제 등과 같은 젠더 관련 캠페인이 여럿 진행됐습니다. 특히 젠더 친화적 캠퍼스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학내 시설 개선 문제와 성문제 등에서 부족한 점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2011년에는 젠더를 검색했을 때 동성애라는 단어가 처음 언급됩니다. 같은해에는 ‘중앙인 성의식 조사’가 실시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동성애를 향한 중앙대 학생들의 긍정적인 의견과 생각을 엿볼 수 있었죠. 
사실 2011년 전에도 중대신문에서 동성애 관련 기사를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중대신문은 동성애 관련 문제를 문화의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해 보여줬습니다. 당시 유행이었던 팬픽과 동성애와의 상관성, 프로이트와 동성애 등을 분석해 이를 소개하기도 했죠. 

  2011년에는 당시 중앙대 동성애자 모임이었던 ‘레인보우 피쉬’ 회원들을 직접 만나 동성애 자유가 제한된 중앙대 캠퍼스를 향한 아쉬움을 되돌아봤는데요. 2015년 레인보우 피쉬 동아리 회장을 인터뷰해 ‘커밍아웃을 망설이는 사회’, ‘성소수자를 향한 사회 인식의 개선 방향성’ 등을 얘기합니다. 

  여성 혐오, 새로운 젠더 국면으로 
  2014년, 중대신문의 젠더 언급 기사에서 서울캠 총여학생회(총여)의 존립 위기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여성 혐오’와 넷우익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총여 존폐 논쟁은 2013년 11월부터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중대신문에서는 총여 공석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죠. 결국 2014년 4월 서울캠에서 총여가 페지됐습니다. 2018년에는 안성캠마저도 총여가 사라졌죠. 중대신문은 총여 공석 사태를 두고 “젠더 불평등을 고발할 기구가 축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사회학으로 다시 보는 넷우익’이라는 중대신문 기사에서 여성 혐오라는 표현이 사용됩니다. 해당 기사는 인터넷에서 극우 커뮤니티로 인해 젠더 변동이 일어났다며 젠더 변동이 일으키는 여성 혐오의 발생 원인과 반복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극우 커뮤니티가 남성이 사회적 주체로서 권리를 빼앗겼다는 박탈감과 불안감을 여성에게 타자화하며 해소했다고 진단했죠. 

  2016년 5월에는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해 젠더 이슈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는데요. 이 영향으로 2016년 5월과 6월 사이에서 혐오라는 단어를 또 다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중대신문은 기사를 통해 “우리도 한번쯤 성별을 혐오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일상 속 무심코 벌어지는 성별 혐오를 주의하자는 반성 성격의 사설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중대신문은 페미니즘에 대한 중앙대 학생들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안티 페미니즘을 언급하며 대학가에 페미니즘 혐오가 득실하게 된 근본적 이유를 묻기도 했죠. 

  미투 운동과 그 이후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에서 벌어진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Me Too(미투) 운동’은 2018년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어놨습니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사회 곳곳에서 진행됐고 미투 바람은 대학가로도 불어왔습니다. 

  이에 중대신문은 제1913호의 1면을 파격적으로 발행합니다. ‘#Me_Too #With_You’라는 미투 운동을 대표하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일러스트를 활용해 1면 절반을 채운 것입니다. 

  2018년 3월 중앙대 학생들은 미투 운동으로 분주했습니다. 이는 중대신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죠. 먼저 중대신문은 성폭력 대응 매뉴얼을 상세히 설명하는 기사를 작성해 성폭력 대처 방법을 명확하게 짚었습니다. 대학본부가 ‘차별 없는 클린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소식을 담기도 했죠. 이를 통해 중대신문은 학내 성폭력에 확고하게 대응하겠다는 대학본부의 의지를 밝혀냈기도 했습니다. 

  중대신문은 젠더 이슈를 학문적 관점에서 다루기도 했습니다. 2018년 5월 중대신문은 ‘백래시’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기획 기사를 작성합니다. 해당 기사에서는 페미니즘과 언어 프레임을 엮어 백래시의 문제점을 진단하는데요. 백래시로 인해 발생하는 언어 프레임을 이용한 ‘페미니즘 낙인찍기’의 원인과 해결책을 규명했습니다. 또한 백래시로부터 여성을 보호할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죠.  

  2019년에는 제3의 성이 언급됐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와 성중립화장실 등 일상에서 마주하기 힘들었던 제3의 성 관련 용어와 시설물을 소개하면서 성소수자를 향한 기본권 증진 의식을 환기하고자 했죠. 2020년에는 인권시민의식의 한 축으로 젠더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요. 구체적인 젠더 수업을 기획해 강의계획서를 만들어보는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중대신문은 젠더 갈등에 관한 청년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95.5% 한국 사회 젠더 갈등 심각하다’ 기사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대남’, ‘이대녀’ 등의 신조어를 사용해 젠더 갈등 담론을 표출한 모습을 담아냈으며 성평등 정책의 역차별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조금은 더 세밀하게 
  중대신문은 젠더 이슈를 마주했을 때 철저한 사고와 분석 과정을 통해 다양한 취재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습니다. 

  중대신문은 ‘책임 있는 후속보도’를 바란다는 독자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19년 3월 한 칼럼에서는 중대신문이 인권대책위의 미흡한 결정통지서의 문제점을 짚지 않고 보도한 점을 지적했는데요. “인권대책위의 중징계 요청 자체에 초점을 뒀을 뿐, 그 근거는 주목하지 않았다”며 성폭력 혐의에 관한 판단을 내린 것처럼 작성한 관련 기사 제목의 문제점을 짚기도 했습니다. 인권대책위가 발표한 입장을 다시 분석해 고찰하지 않고 기사화한 모습은 세밀하게 성폭력 문제를 취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이처럼 중대신문은 20년 동안 젠더에 관한 다양한 접근과 취재를 진행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젠더 이슈가 더욱 활발하게 논의될 수 있도록 공론장을 형성하겠습니다. 또한 젠더에 관한 올바른 관점과 함께 젠더 이슈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성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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