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 의식조사는 지난 30년간 21번 실시했습니다. 개인 및 대학과 관련된 질문뿐만 아니라 국내·외 현안에 관한 중앙인 인식을 알아봤습니다. 조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단대를 기준으로 층을 나눠 표본을 선출하는 층화추출법을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30년은 한 세대를 의미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한 세대가 지나오는 동안 중앙인 의식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봅시다. 박환희 기자 joy_park_1222@cauon.net

학내외 사안 관해 의식조사 
“추후 다각적 질문 필요해

중대신문은 1989년부터 ‘중앙인 의식조사(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의식조사는 대학 운영과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중앙대 학생들의 견해를 알아보는 조사다. 의식조사가 진행된 지 30년이 넘었다. 역대 의식조사를 돌아보며 중앙인의 의식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자(각 년도와 문항별 응답자수는 상이하다).

  중앙인 대학 생활 톺아보기 
  학생들의 월평균 독서량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1993년 월평균 독서량은 1~2권(약 54.3%)이 가장 많은 응답이었다. 1995년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월 1권 이하의 독서를 한다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2002년 월평균 독서량도 1~2권(약 44.4%)이 다수를 차지했다.

  1989년에 전공에 불만족하는 답변이 약 76.9%(‘별로 만족하지 못함’, ‘전혀 만족하지 못함’ 포함)였다. 이후 1993년은 만족이 약 41.5%, 불만족은 약 18.4%에 달했다. 2002년은 ‘만족스러운 편이다’는 답변이 약 41.2%, 불만족이 약 15.3%(‘불만이다’, ‘불만족스러운 편이다’ 포함)로 나왔다.

  2006년 안성캠 전공 만족도는 1992년 의식조사와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1992년에는 안성캠 응답자 약 53%는 ‘학과교육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강의내용의 미흡’ 등을 꼽았다. 그러나 2006년 ‘전공에 만족한다’는 안성캠 응답자 비율은 약 62.4%에 달했다.

  2017년에는 학내 성차별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2017년 의식조사에서 학내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답변은 약 34.3%였고 응답자 성비는 여성이 약 78.4%, 남성은 약 21.6%로 나타났다. 반대로 ‘학내 성차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약 11.6%)는 답변은 남성이 약 72.3%, 여성은 약 27.7%로 결과가 엇갈렸다. 이현재 교수(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는 2000년대부터 가시화된 여성의 약진은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인상을 여론에 심어줬기에 성별에 따라 성차별 인식 정도에 차이가 난다고 진단했다.

  대학 발전 의견 차이 있어 
  역대 의식조사를 통해 양캠 발전에 관한 의견이 상이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5년과 1996년 의식조사에서 양캠 모두 과반수의 응답자가 대학가 내 문화시설 마련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1996년 의식조사에서는 서울캠 응답자는 교통시설 확충(약 29.9%), 안성캠 응답자는 병원 및 약국 조성(약 21.2%)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2014년의 ‘소속 학과 신캠퍼스 이전’에 관해서도 양캠 응답은 엇갈렸다. 신캠퍼스는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논의된 ‘중앙대 검단캠퍼스’를 의미한다. 소속 학과 신캠퍼스 이전에 관해 전체 응답자 중 찬성이 약 29.6%, 반대가 약 51.6%였다. 찬성 비율은 생공대(약 76%), 안성캠 예술대(약 63.2%), 체육대(약 61.9%) 순으로 높았고, 반대 비율은 사범대(약 88.1%), 자연대(약 85.5%), 약대(약 84%) 순이었다. 의식조사에 안성캠보다 서울캠 응답자가 많았기에 소속 학과 신캠퍼스 이전은 반대 답변이 높았다. 그러나 안성캠 소속 단대는 대체로 이전을 찬성했다.

  이외에도 2019년 의식조사에서 시행한 양캠 균형 발전 만족도(점수 범위: -5(불만족)~5(만족))는 서울캠이 약 -0.42점, 안성캠이 약 -2.49점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양캠 균형 발전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의식조사에서 한 학생은 양캠 간 교류가 없어 다른 학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2017년과 2019년 의식조사에서는 중앙대가 향후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질문했다. 중앙대의 중점 분야로 2017년에는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학습권 보장’(약 30.7%), 2019년은 ‘학생들의 취·창업 역량 강화’(약 49%)를 꼽았다.

  총학생회(총학)가 중점을 둬야 할 사업으로 2017년에 ‘학생 의견 수렴’(약 31.6%), 2019년은 ‘학생 복지 사업 확대’(약 24.9%)가 가장 많은 응답 수를 차지했다. 총학 중점 사업에 관해 현재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김동현 학생(경제학부 2)은 “총학은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학생자치 참여를 향상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A학생(기계공학부 3)은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내 네트워크가 와해됐다고 느꼈다”며 “총학이 학생사회에 인적 네트워킹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 대표자 선거에 무관심해졌다고 밝혔다. 많은 학생은 학생 대표자 선거에 참여해야 함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최근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학생은 “투표를 하지 않아도 대학은 평소와 동일하게 운영되니 큰 문제가 없다고 느껴 투표에 관심 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성록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도 “총학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와 현재, 사회 인식 달라 
  사회 사안 중 통일관은 점차 실리주의 경향을 띤다. 1997년에는 ‘당연히 통일해야 한다’는 답변(약 57.5%)이 ‘막대한 이익을 고려해 통일’(약 20.1%)보다 높았다. 2004년에는 통일에 긍정적인 답변이 약 72.1%에 달했고, 통일 근거로 ‘통일 한국의 전략적인 성장 가능성을 위하여’(약 42.4%)가 ‘민족적 당위성’(약 29.7%)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1990년대는 정치적 부도덕성 등 정치적 사안을 꼽았다면 2000~2010년대는 좋은 일자리 보장 등 경제적 사안을 지목했다. ▲1994년 정치적 부도덕성 약 49.9% ▲1995년 관료조직 부패 약 30.1% ▲1996년 정치인 부도덕성 약 38.8%였다. 2017년은 좋은 일자리·노동 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약 31.6%에 달했고 2019년에는 경제성장 정책이 약 40.5%를 차지했다.

  2019년에 학생들은 현 정부 정책 중 가장 만족한 정책으로 복지 정책(약 28.7%)을 꼽았다. 가장 불만족한 정책으로 응답자 약 39.2%가 경제 정책을 지목했다. 현재는 학생마다 만족하는 정부 정책에 차이가 있었다. 백종민 학생(경영학부 3)은 가장 만족하는 현 정부 정책으로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인구 밀집이 높음에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아 잘 대응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학생은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복지 정책이 단순 재정 지원에 치중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불만족한 정부 정책에 대해 지금 일부 학생은 경제 정책을 언급했다. A학생은 “경제 정책 중 특히 부동산 문제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학생도 부동산과 일자리, 최저임금 정책을 예시로 들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 김성록 학생은 “여전히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모두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가 최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대신문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동성애 존중 의식 정도를 물었다. 이현재 교수는 “정체성 문화를 중심으로 한 신사회 운동이 1980년대 이후 부상했다”며 “민주화 운동과 함께 소수자 권리 회복 확산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IMF 이후 경제 불안으로 인해 개인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자 동성애에 관한 긍정적 평가도 하락했다”며 “이로 인해 동성애 사고 확산도 주춤했다”고 덧붙였다. 의식조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1997년을 기준으로 ‘동성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답변이 1996년 약 18.6%에서 1998년 약 31.4%로 상승했다.

  중앙인 의식조사가 나아갈 방향은? 
  학생들과 전문가는 앞으로 이뤄질 의식조사에서 단순 사실을 묻는 것보다 사안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동현 학생은 “요즘 세대 갈등은 심각한 사회문제고 일자리 문제는 학생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라며 “세대 갈등과 취업 문제를 엮어 학생들의 의식을 조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식조사 내 젠더 관련 질문에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이현재 교수는 “젠더 갈등을 강조하면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강화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기존 조사와 차별화된 관점을 가진 질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현재 교수는 “온라인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반대하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며 “이러한 주제를 다시 조사하기보다 차별화된 관점을 넣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 남성들이 주로 하던 배달 아르바이트에 최근 가정주부들이 유입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20대의 노동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조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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