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가고 있다. 중대신문은 자영업자들로부터 미비한 지원금, 획일적인 방역 규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향한 기대감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과연 전문가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원’이란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은행이 6월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의하면 3월 말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약 831조8000억원이었다.2019년 9월 말 당시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약 670조6200억원이었다는 점을 바라봤을 때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많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자영업자를 향한 지원 방안의 보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강성진 교수(고려대 경제학과)는 자영업자에게 지급된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소상공인 특별지원금) 규모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미 자영업자들은 개업할 때부터 부채를 안고 영업을 시작해요. 하지만 소상공인 특별지원금은 임차료 수준에도 못 미쳐 폐업하는 것이 더 이득입니다. 폐업하고 싶어도 부채 상환이 남아있어 폐업하지 못하기도 하죠.” 

  자영업 활성화를 위해 금전적 지원 외에도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정희 교수(경제학부)는 특히 자영업자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따라서 자영업자들에게 교육과 업종 전환에 대한 정보 제공, 컨설팅 등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세밀하게 유연하게 
  전문가 사이에서도 업종별 특징과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방역 규제를 적용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현재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르면 모든 식당과 카페는 매장 내 취식 가능 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밤 시간대 영업을 제한하는 방역수칙으로 인해 일부 식당의 매출 감소가 크다는 점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8월 23일~8월 30일 동안 수도권, 대전, 부산, 제주에서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420명을 조사한 결과 호프집 매출은 약 54% 감소했지만 카페 매출은 약 22% 감소했다. 

  강성진 교수는 업종별 특징을 고려하지 못한 방역 규제를 지적하며 자영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시간 총량제’라는 시간대별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대형 백화점은 오후 8시~오후 9시면 문을 닫아요. 반면 자영업자들은 오후 5시쯤에 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업종별 영업 시작 시각에 맞춰 영업 마감 시간을 조절하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그는 집합 가능 인원을 제한하기보다 업체 규모를 고려해 1곳의 사업장 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는 규제가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집합 인원 제한으로 인해 1팀당 입장 가능한 인원이 정해져 있어요. 대형 업체들은 충분히 이 제한을 따를 수 있지만 영세 사업장은 힘들죠. 그래서 사업장별로 수용 가능한 인원을 제한하면 대형 사업장과 영세 사업장 간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위드 코로나, 책임도 ‘위드’해야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덴마크, 싱가포르, 태국 등의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는 추세다. 방역당국도 긍정적으로 위드 코로나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 역시 위드 코로나의 도입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당장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단계적으로 전염 추이를 살피며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면 1번에 적용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추이를 보면서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사망률이 증가하거나 전염 확산이 심해지면 안 되기 때문이죠.” 

  이정희 교수도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기 위한 선결 과제가 있다고 짚었다. “정부 목표는 10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을 완료하는 겁니다. 위드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해요.” 이는 이상호 팀장처럼 위드 코로나 시행 후 코로나19 전염이 재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나아가 이정희 교수는 구체적인 위드 코로나 적용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선 위드 코로나란 이름에 걸맞는 자율적인 방역을 언급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같은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일상생활 속에 습관화돼야 해요. 사업장 내에서도 방역을 철저하게 해야 하고요. 대신 기존의 경제적 규제는 완화해야 하죠.” 그러나 그는 자유가 보장된 만큼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소홀히 해 문제가 발생한 경우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고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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