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가 상권이 얼어붙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양캠 대학가에서 문을 닫은 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도권은 10월 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다.

  대학가 상인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 
  개강일인 1일 서울캠 대학가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오후 6시30분경 흑석동에 위치한 문구점에서 김영성씨(59)를 만났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이 약 40% 이상 감소했어요. 오늘 오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매출은 57만 5000원이에요. 원래 개강 주에는 하루에 300~400만원 씩 벌었죠.”

  오후 7시경에는 흑석동 한 술집에 들어섰다. 가게는 개강일이 무색할 정도로 적막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사장인 전창평씨(48)를 만나볼 수 있었다. “오늘 매장 영업을 오후 5시부터 시작했는데 아직 손님이 없네요.” 전창평씨는 비대면 수업 이후 입은 경제적 타격을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월 매출이 2000만원 이었다면, 지금은 월에 100만원도 못 벌죠. 월세를 내기 위해 낮에는 음식 배달하고 다녀요.”

  안성캠 대학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일 안성시 내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40대 중반 김도현씨를 만났다. “학교 앞 상가는 다른 곳보다 피해가 더 크죠. 학교가 비대면으로 운영돼 유동 인구가 줄었어요. 수입이 약 80~90% 감소했죠.” 김도현씨는 휴업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충당이 안 돼 보름 정도 쉬었어요. 주말에는 사람이 없어서 문을 거의 열지 않아요.”

  이어 당구장을 운영하는 안정옥씨(47)를 만났다. “원래 당구장을 24시간 영업했는데 코로나19로 영업시간이 제한돼 손님이 많이 줄었죠. 장사가 안 되니까 휴업을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다른 일을 겸직해야 하나 고민도 했죠.”

  학생에게도 이어지는 피해 
  학생 또한 침체 된 대학가 상권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이석현 학생(사진전공 2)은 문을 닫은 대학가 상권으로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성캠 근처에는 방학 동안 문을 여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 집에서 자주 밥을 해 먹어야 했죠.”

  김수현 학생(사진전공 2)도 변화한 대학가 상권으로 불편을 겪은 점을 말했다. “오랜만에 학교에 방문했는데 낯설어진 거리를 보며 아쉬웠어요. 평소 이용하던 가게가 사라져 방문할 곳을 고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답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뽑지 않는 것 같아요.”

  내리에서 인쇄업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내리 골목 사이사이 가게가 다 문을 닫았어요. 학생들이 즐길 거리가 사라지는 거죠. 나중에 제일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가 빼앗은 추억 
  중앙대 대학가는 학생들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전창평씨는 흑석동 인근에서 오랜 기간 장사하며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 가게에서 미팅한 손님이 결혼해서 가게에 찾아오기도 했어요.” 흑석동 내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봉예씨(56)도 손님과의 추억을 언급했다. “5월에는 친한 손님 결혼식에 방문했어요. 이 밖에도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손님들이 많죠.”

  한편 김봉예씨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학생과의 추억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폰 15개를 모으면 4000원을 할인해주고 있어요. 코로나19 이전에 쿠폰 관리를 할 때는 약 1000명 정도의 학생 이름과 얼굴을 외웠죠. 이제는 학생들 얼굴도 잘 모르겠고 유대관계도 끊어지다시피 됐어요.”

  대학가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진현정 교수(경제학부)는 대학가가 코로나19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중·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은 아직도 대면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코로나19로 대학가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죠.” 이정희 교수(경제학부)는 수익이 감소하는 대학가 상황을 짚었다. “대학가 주 고객인 대학생이 줄어들면 매출과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요. 인건비와 임대료, 융자에 관한 이자 등을 포함하는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어 수익은 더욱 줄어들죠.”

  양캠 대학가 상인들은 학사 운영 방식 전환과 거리두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전했다. A씨는 대학본부의 대면 수업 확대를 언급했다. “자체 방역을 강화해 대면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에게도 좋고 지역 상권도 살아나지 않을까요?” 김도현씨는 거리 두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영업시간을 푸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 조치는 가게를 운영하지 말라는 것과 같습니다(2일 기준).” 

  대학가 상황은 절벽 끝에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만큼 하루빨리 학생들과 상인들 모두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추억을 쌓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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