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학문 단위는 중앙유치원
학내 구성원의 공감과 이해 필요

100년사 편찬위원회(편찬위)는 중앙대 개교 연도를 1918년에서 1916년으로 결론 내리고 중앙대 시원(始原) 재정립을 대학본부에 건의한다고 밝혔다.

  중앙유치원 설립 연도는 1916년
  현재 중앙대는 최초 교육 단위를 중앙유치원으로 설정하고 1918년을 개교 연도로 적용한다. 과거 ‘50년사 편찬위’는 중앙유치원 설립 연도가 1916년이지만 1918년에야 독자적 명칭과 조직을 이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100년사 편찬위는 중앙유치원이 1916년 설립 당시부터 설립자와 장소, 명칭 등이 명확히 결정돼 있으므로 50년사 편찬위의 해석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 언론 자료는 중앙유치원이 1916년 설립됐음을 제시한다. 매일신보 1916년 10월 11일 자 <중앙에 유치원이 생긴다> 기사에는 박희도와 장락도, 유양호 등이협력해 인사동 246번지 영신학교 분교실안에 정동유치원 분교실로 유치원을 설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매일신보 1916년 12월 24일 자 <천사같은 원아들의 성탄제> 기사에서 1916년부터 중앙유치원으로 명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신보 1920년 5월 8일 자 <부활된 중앙유치원 반도유아의 신천지> 기사는 1916년 설립된 중앙유치원이 약 2년간 운영하다 어떠한 사정으로 휴원 후 1920년 재개원했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100주년기념사업단 팀장을 역임했던 윤형원 대외협력처 팀장은 “100년사 편찬위에서 여러 사료를 조사했다”며 “1918년에 관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100년사 편찬위는 중앙대 최초 고등교육기관이 1922년 설립된 유치사범과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유치사범과를 중앙대 시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80년사 책임편수위원이었던 김형목 동문(사학과 79학번)은 “중앙유치원을 시원으로 정립한다면 개교 연도는 1916년이 맞다”며 “하지만 중앙유치원은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므로 1922년에 설립된 유치사범과를 시원으로 정립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형원 팀장은 “100년사 편찬위에서도 최초 학문 단위를 유치사범과로 정립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며 “이에 관한 논의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중앙유치원을 최초 학문 단위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1965년부터 중앙유치원을 최초 학문 단위로 삼아왔기에 이를 변경하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유치사범과가 중앙유치원 내 설치됐으므로 최초 학문 단위를 중앙유치원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100년사 편찬위는 유치사범과가 대학에서 큰 의미를 가지므로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개교기념일은 의미 없는 날짜?
  중앙대는 1962년부터 개교기념일을 10월 11일로 설정하고 있다. 1947년부터 1961년까지는 11월 11일로 개교기념일을 지정했었다. 당시 11월 11일을 중앙유치원 설립일로 본 것이다. 1962년 학사 행정상의 사정과 중앙유치원 개원일 기념을 이유로 개교기념일을 10월 11일로 수정했다. 당시 개교기념일 변경 후 11월 11일은 유치사범과 설립일이라고 기록됐다. 그러나 100년사 편찬위는 10월 11일로 개교기념일을 변경한 사유는 타당성이 없으며 중앙유치원 개원일은 10월 17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치사범과 설립은 9월로 확인된다고 언급했다.

  윤형원 팀장은 “현재 중앙대와 관련 없는 날을 개교기념일로 설정하고 있다”며 “이를 당연히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의미한 개교기념일은 중앙유치원이 개원한 10월 17일이라고 전했다.

  중앙대 시원 재정립 위해서는
  100년사 편찬위는 중앙대 시원 재정립을 대학본부에 건의한다고 밝혔다. 윤형원 팀장은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은 대학의 시작과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라며 “이를 간과했던 것은 큰 잘못”이라고 전했다. 이어 “100년사 편찬위 결과를 가지고 행정적으로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을 바꿔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덧붙였다.

  학생사회에서도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 재정립에 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A학생(전자전기공학부 4)은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에 관련된 명확한 사실을 확인한 후 잘못된 날로 지정돼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B학생(프랑스어문학전공 2)은 “100년사 편찬위에서충분히 이의를 제기할만하고 대학본부도한번쯤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최승혁 서울캠 총학생회장(경영학부 4)은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 수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역사 자료가 모든 학내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자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개교 연도와 개교기념일 수정에 관해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충분한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교성 기획처장(사회복지학부 교수)은“중앙유치원 설립 연도 근거를 찾아 대학 구성원과 합의를 통해 중앙대 시원과 개교기념일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앙대 시원과 개교기념일 재설정 및 적용 시기와 후속 조치, 추가 고려사항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운영위원회와 교무위원회 등 대학의 중요 의사결정기구에서 보고와 논의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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