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들려오는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 소리. 선수들은 그 함성 소리를 듣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합니다.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을 직접 몸으로 느끼기 위해, 기자는 선수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훈련을 체험해봤습니다. 훈련은 타격·번트·투구·수비 등의 네 분야로 나눠 진행됐는데요. 과연 기자는 훈련을 잘 수행해냈을까요?
                                                                                                        글 장민창 기자 jmc17061@cauon.net                            
                                                                   

타격 훈련과 번트 훈련, 투구 훈련에 임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들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사진 송다정 기자
타격 훈련과 번트 훈련, 투구 훈련에 임하고 있는 기자의 모습.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들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사진 송다정 기자

한 손 놓고 스윙하니 타구 힘 ⬆
바람 고려해 낙구 지점 판단해야

야구 경기 도중 팽팽한 상황에서의 실책은 팬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준다. 1사 만루 상황, 4번 타자의 병살타는 실망감을 전해준다. 선수들에게 항상 야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나 1번의 실수로 팬들의 마음은 요동치기 마련이다. 단 한 번의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선수들은 무수히 많은 땀을 흘린다. 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뜨거운 열정,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번트의 두려움을 던져버리다 
  가장 먼저 번트 훈련에 참여했다. 오창현 선수(스포츠과학부 1)의 번트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기자에게 고정식 야구부 감독이 번트 훈련을 체험을 제안해서다. 훈련에 앞서 번트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번트를 대다가 엄지에 공을 맞아 피멍이 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고정식 감독은 번트 그립을 자세하게 알려줬다. 엄지와 검지로 배트를 둥글게 감싼 후 자세를 낮춰 번트를 댈 것을 주문했다. “왼발을 앞쪽에 두고 왼 무릎을 굽혀 봐요. 배트는 눈에 가깝게 둬야 합니다.” 

  1번째 시도. 파울이 될 것 같다는 기자의 예상과 달리 공은 홈 플레이트와 가깝게 떨어졌다. 함께 훈련을 진행하던 선수들 사이에서 오~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방향을 1루 쪽으로 바꿔 번트를 대봤다.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고정식 감독은 농담으로 기자에게 야구부 입단을 권했다. 원하지 않은 공이 오면 배트를 빼는 여유도 부려봤다. 고정식 감독은 기자에게 3루 쪽으로 번트를 댈 것을 지시했다. “몸의 각도를 3루 쪽으로 만들어 놓고 그냥 공만 맞혀봐요.” 번트 방향을 의식하다 보니 점점 공이 뜨기 시작했다. 이후 10개 정도의 공을 번트했고 기자의 1번째 훈련은 종료됐다. 

  배팅, 한 손은 거들 뿐 
  번트 훈련 이후 라이브 배팅 훈련에 참여했다. 평소 피칭 머신을 사용하는 배팅 연습장에 자주 다니는 기자에게 라이브 배팅 훈련은 매우 생소하게 다가왔다. 사람이 던져주는 공과 기계가 던져주는 공이 확연히 달랐다. 우선 경건한 마음으로 헬멧과 배팅 장갑을 착용한 후 배트를 여러 번 휘둘러본다. 이후 본격적으로 라이브 배팅 훈련에 참여했다. 

  1번째 타격은 파울. 배트 스피드가 느렸다. 기자의 배팅을 지켜보던 고정식 감독이 한마디 조언을 전달한다. “왼 다리를 멋있게 들고 쳐봐요.” 파울과 헛스윙을 거듭하다가 점점 타격 타이밍이 맞기 시작한다. 7번째 타격 만에 정타가 나왔다. 점점 감을 찾은 기자는 연속으로 정타를 치기 시작했고 타구 비거리를 더욱 늘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내가 하나 알려줄게. 오른손을 치면서 놔봐. 그럼 더 잘 맞을걸?” 과연 한 손을 놓으면 더 멀리 타구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감독의 값진 조언이기에 바로 행동에 옮겼다. 1번째 스윙은 헛스윙이었다. 다시 한 손을 놓고 타격에 임했다. 몸의 반동을 이용하자 스윙이 빨라지고 몸의 회전이 편하게 이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더니 결국 외야까지 타구에 힘을 실어 보냈다. 이후 가벼운 배트로 바꿔 들고 다시 라이브 배팅 훈련을 시작하자 더욱 좋은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훈련이 끝나고 고정식 감독은 타격 비법을 전수했다. “두 손으로 잘 치는 선수는 그냥 둬도 돼요. 하지만 공을 잘 맞히지 못할 때 한 손을 놓고 치면 더 좋아질 수도 있어요. 몸의 회전이 잘 이뤄지기 때문이죠. 특히 한 손을 놓고 치면 앞으로 반동이 이뤄지는데, 이때 더욱 강하게 공을 칠 수 있어요.” 

  마운드에 오르다 
  배팅 훈련이 끝나고, 몇 분간의 휴식을 취한 뒤 바로 투구 훈련과 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투구 훈련을 준비하던 도중 고정식 감독이 재미있는 체험을 소개했다. 바로 ‘랩소도 체험’이다. 랩소도는 투수의 구속과 회전수, 구질과 팔 각도 등을 분석해주는 야구 데이터 분석 기기다. 하지만 아쉽게도 랩소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평균 투구 기록을 제대로 분석할 수는 없었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선 기자는 갑자기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마운드와 타석 사이 거리가 매우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압박감이 느껴지고 어깨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힘껏 던진 공은 홈 플레이트를 넘어가기 십상이었다. 이에 기자는 평소 던지지 않았던 ‘사이드암’ 방식으로 공을 던지기로 결심한다. 

  훈련 초반 투구 속도는 70Km/h 대를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속도였다. 그러나 포수의 포구 소리가 기자의 투구 열정을 불태우게 만들었다. 투구를 거듭할수록 점점 구속이 오르기 시작해 최고 속도 96.2Km/h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잘 들어가지 않던 공은 점점 가운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기자는 손에 로진을 바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공을 던질 때 손에 감기는 느낌이 들었고, 손과 공이 혼연일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총 45개의 공을 투구하고 기자는 마운드를 내려왔다. 

  극한의 수비 훈련 
  훈련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수비 훈련이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쉴 새 없이 이어진 내·외야 펑고 훈련은 기자의 호흡 곤란을 일으킬 정도였다. 우선 내야 펑고 훈련을 진행했다. 빠르게 오는 땅볼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자 고정식 감독의 “허리가 안 굽혀진다! 허리가!” 외침이 들려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자의 호흡은 가빠졌고, 대망의 마지막 공이 굴러왔다. 공이 느리게 앞으로 굴러오자 과감히 대시를 시도했다. 반동을 이용해 정확히 1루에 공을 던졌다. 이렇게 펑고 훈련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찰나, 고정식 감독이 한마디를 외친다. “자, 이제 외야로!” 

  숨을 헐떡이며 외야로 이동한 기자. 평소 중견수를 자주 맡았기 때문에 외야 수비는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이상훈 야구부 코치가 1번째 뜬공을 배트로 쳐 보냈다. 낙구 지점을 판단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공은 더 뒤로 나아갔다. 세게 부는 바람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 7개의 뜬공 중 단 1개의 뜬공을 잡았다. 오창현 선수는 기자의 문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공이 뻗어 오는데 너무 공에 달려드는 것 같았어요. 바람 영향이 매우 커서 경기 도중에도 뒤에 있는 국기를 보고 바람 방향을 체크해야 하죠. 많이 연습해 감을 익혀야 합니다.” 

  기자는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매일 고된 훈련을 해내는 선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수비 훈련이 끝나고 숨을 헐떡이며 경기장에 누워 있을 때는 창피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후 고정식 감독은 기자와 짧게 훈련 소감을 나누며 야구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야구는 다른 종목보다 훈련 시간이 길어요. 특히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죠. 잠깐 방심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어요.” 

  모든 훈련이 끝나고 텅 빈 야구장을 한번 바라봤다. 해는 점점 서쪽으로 지고 있었고, 야구장의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중앙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2시간의 시간은 기자에게 긴 여운으로 남았다. 

쉴 틈 없는 수비 훈련 속에 기자는 가쁘게 숨을 내쉰다. 빠르게 굴러오는 땅볼을 포구해내기 위해 기자는 더욱 허리를 굽히고 야구장을 응시한다. 사진 송다정 기자
쉴 틈 없는 수비 훈련 속에 기자는 가쁘게 숨을 내쉰다. 빠르게 굴러오는 땅볼을 포구해내기 위해 기자는 더욱 허리를 굽히고 야구장을 응시한다. 사진 송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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