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상원 기자
사진 정상원 기자

  -‘파워플로거’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나요. 
  “저희는 흑석동에 사는 학부모 세 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에요. 생태전환 인플루언서가 되어 사람들에게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작년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한 생태전환 수업이 계기가 되어 ‘파워플로거’를 만들게 됐어요. 지금 당장 기후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랑스러운 저희 아이들의 미래는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현재는 동작구에서 진행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생태전환과 관련한 이웃 만들기 사업을 진행 중이랍니다.” 

  -생태전환이라니 생소한 단어네요.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행동이 지구와 연결됐다고 보고 생각을 전환하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하나만 해서 얼마나 변하겠어’라 생각하지만 개인의 행동이 응집되면 변화는 시작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소비자는 기업이 친환경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소비권을 행사할 수 있죠. 이러듯 사소한 인식을 바꿔나가고 또 아이들에게 알려주면 마치 나비효과처럼 이어질 거예요.”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바꾸지 않으면 우린 할 수 없다’는 좌절과 절망의 책임은 어른에게 있어요.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해 기후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어른들에게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잖아요. 이러한 좌절은 어른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죠. 이에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야 해요. 아이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말이에요. 그러다 보면 다음 세대는 비로소 미래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적극적인 플로깅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파워플로거가 탄생했는데, 플로깅이 생소한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플로깅은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운동이에요. ‘이삭을 줍는다’를 뜻하는 스웨덴어 ‘Plocka upp’과 조깅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이죠.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는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스쿼트 운동 자세와 비슷해서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모도 많죠. 한국에선 ‘줍깅’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활동도 소개해주세요. 
  “‘용기 낼 용기’라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배우 류준열 씨 덕분에 많이 알려진 무(無)포장 장보기 활동이죠. 비닐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다회용 용기를 가져가서 음식을 포장해오고 장을 볼 때도 장바구니나 다회용 주머니를 챙겨가요. 흑석동에 있는 무포장 가능 점포 지도 제작도 계획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하는 플로깅, 친환경 수세미 만들기 수업, 비건 샌드위치 만들기 수업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여러 활동을 하면서 놀란 적이 많으셨다면서요. 
  “음식을 포장하거나 장을 볼 때 너무 많은 쓰레기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상품 자체가 하나하나 포장돼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가 엄청 났죠. 예전에는 분리배출만 잘하면 재활용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매일 배출하는 상상 이상의 쓰레기가 문제임을 알게 됐죠. 우리 생각보다 재활용률이 많이 떨어져요.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감수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갔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쉽게 행할 수 있는 실천은 무엇이 있나요. 
  “눈앞에 닥친 기후 위기를 위해 우리가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알지만, 한편으로는 엄두도 안 나고 모르는 척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에요. 나는 저 사람처럼 못하겠다고 생각하기 전에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바꾸고, 수세미를 천연 수세미로 바꾸는 실천도 할 수 있겠죠. 혹은 음료수를 사러 갈 때 텀블러를 가져갈 수도 있어요. 다만 너무 많은 일을 하다보면 금방 지칠 수 있으니까 하나씩만 실천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향후 계획과 포부는 무엇인가요. 
  “올해 마을 사업이 끝나더라도 계속해보고 싶은 활동이 많아요. 생태전환이라는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기도 하니까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목표로 독서 모임도 하고 SNS 활동을 통해 인식 전환에 힘쓰고 싶어요. 그리고 모두가 기후 위기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즉각적으로 행동에 옮겨야겠죠? 흑석동도 마찬가지로 많은 지역 주민들이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대학생들도 함께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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