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업 만들기’. <경영학원론> 수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텀프로젝트이다. 각자의 가상기업을 만들고 한 학기 동안 <경영학원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는 과제다. ‘내 기업’의 경영환경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을 세워보거나 직원 동기부여 방안, 윤리적 책임 방안들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나타난 기술적 변화, 산업 환경의 변화,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내 기업’에 적용해보기도 한다.  

  학생들이 제시한 ‘내 기업’들의 주요 트렌드는 ‘맞춤형 제품/서비스’, ‘사회적 책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내 기업’ 중에는 재활용 또는 재사용 기업, 친환경 및 동물복지 제품 등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거나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다수 등장한다. 또한 맞춤형 제품/서비스와 관련된 기업으로는 맞춤형 여행, 질병/건강관리 서비스, 장애인 또는 소수자를 위한 제품/서비스, 성소수자 지원사업 등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제시된다. 

  향후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의 O2O(on to off, off to on)) 기술적 융합을 통해 인간을 존중하고 환경친화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감내하는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자율주행,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지능 정보 기술들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변화의 범위와 속도는 가히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학생들이 내 기업을 통해 보여준 것처럼 우리의 관심은 개인을 위한 것 뿐만 아니라 소수자와 약자, 환경과 동물을 감싸 안기 위한 방향으로 흐른다. 누구나 자기 삶 그대로에 충실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장애인,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들의 차이를 끌어안을 수 있는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 이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위함이 아니며, 내가 나인 삶을 살기 위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의 차이를 감싸 안을 수 있다면 보통을 갖추지 못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 구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눈이 보이지 않는 A를 위한 맞춤형 기술이 보편화 된다면, A는 눈이 보이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 없이 이 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 사회 또한 A에 대한 차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 다수를 세분화하는 기술을 넘어 소수를 끌어안는 기술을 지향하며, 개인의 다양성이 발현되는 사회, 저마다의 차이가 공존하는 사회, 내가 나의 존재 자체로도 충분한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William Nelson Joy(2000)의 “왜 미래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마지막 메세지를 대신하고자 한다. 우리 각자는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돌보면서 인간의 본질을 찾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금 앞에 놓인 위험한 문제에 직면하면서도 낙관적일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커다란 배려의 힘 때문입니다.

이정민 강사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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