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이후의 조치, 동의 어려워 
시위를 통해 무엇을 얻었나

5월 학생총회(학생총회)가 최종 무산됐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는 오후 6시 30분에 학생총회를 개최한 후 오후 8시 30분까지 개의를 유예했다. 그러나 정족수 3159명을 채우지 못해 학생총회는 무산됐다.

  학생총회는 본회의 활동에 관한 최고 의결권을 갖는 기구로, 중앙대 전체 학생과 관련된 중대한 사항을 토의하고 결정하는 곳이다. 특히 이번 학생총회는 8년 만에 개최됐기에 많은 학생들의 논의가 활발하게 오가는 공론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학생총회 개최에 관한 학생사회의 높은 기대와 관심은 단지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2시간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참석한 1195명은 그들의 의견을 나눌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학생총회의 의의는 일반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학교 발전을 위한 의결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이번 학생총회에서는 등록금 회계 및 학생자치에 관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해당 안건은 학생들의 피부에 가까이 와 닿는 문제이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공론장 형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총학은 유예 시간 동안 전체 채팅을 비활성화하고 유예 시간이 지나자 학생총회를 급하게 마무리했다. 총학은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학생들의 의견을 열의를 다해 수렴하지 않았다.  

  총학은 학생총회 무산 이후의 조치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와 간담회를 개최해 학생총회 의결안건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학대회와 간담회로 학생총회를 대체하겠다는 총학의 입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해당 소통 창구를 통해 학생사회의 의견을 대학본부에 전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총학은 학생총회의 후속조치를 생각하기에 앞서 최소한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적어도 4월 학생총회처럼 자유 토의의 장을 열어서라도 말이다. 학생 의견을 제대로 듣지 못한 상황에서 전학대회와 간담회를 개최해 대학본부에 의견을 전하겠다는 총학의 입장은 매우 모순이다. 정당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학생총회 무산 이후 일부 학생들은 총학이 자리한 강의실을 방문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항의 과정에서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은 사람이 발생하기도 했다. 총학은 해당 시위주체의 사과를 공식 요청했다.  

  학생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총학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직접 총학을 찾아간 해당 학생들의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시위 과정에서 사람이 상해를 입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과격한 시위로 총학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이는 총학과의 의사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해당 시위를 진행한 학생들은 이번 학생총회 개최의 의의와 총학과의 대화를 통해 얻고자 한 점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복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생사회 일각에서는 학생총회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단위 대표자들을 비판했다. 각 전공단위의 학생회는 학생자치치구이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학생자치에 참여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총회 참여를 모든 학생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학생자치에 몸 담고 있는 전공단위 대표자들이 학생총회에 참여해 일반 학생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 학생대표자는 학생자치 발전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향후 학생총회가 다시 개최된다면 일반 학생과 가장 가까운 전공단위 대표자들의 힘이 더욱 필요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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