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는 성』 (티에리 오케 씀) 

 

인간의 성은 몇 개일까요? 당연히 여성과 남성, 두 가지라 생각하셨나요? 저자 티에리 오케는 성은 두 개도 세 개도 아닌 ‘셀 수 없는 정도’라 말합니다. 덧붙여 두 개의 성만 존재한다는 정상성의 오만함과 단절해 ‘새로운 정상’을 구축해야 함을 강조하죠.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정상의 성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구분하는 여성과 남성은 보통 번식에 있어 난자와 정자 중 어느 생식세포를 만들어내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자연의 암·수 개념을 인류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죠. 저자는 정형화되지 않는 인터섹스를 예로 들며 생식에서 맡는 역할이 각각 여성과 남성의 개념을 의미하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시공간적으로 제한된 특정 문화의 렌즈를 통해 성을 바라보고 있진 않은지 견제해야 한다고도 말하죠. 이는 반자연주의의 주요 논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지적 수단인 성 개념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저자는 자연주의적 접근을 인정하면서도 반자연주의의 전제를 받아들이는 ‘대안자연주의’에서 성을 고려하자고 제시합니다. 자연주의가 인간과 생물학 사이의 상응관계를 발견하고 반자연주의가 여러 질서 사이의 불연속성과 분리를 주장한다면, 대안자연주의를 통해 자연적 사물이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한 상대로 인정받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들을 존중하자는 거죠. 

  이 책은 새로운 정상을 그리기 위해 인식론, 과학사, 페미니즘의 이론적 도구를 교차하며 이분법화 된 성을 해체하는데요. 성을 형성하는 열 개의 층위와 일곱 가지 생물학적 성 개념을 통해 그렇다면 몇 개의 성이 존재하는지 분석해보기도 합니다. 성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한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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