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들이 학생총회 현장인 310관(100주년기념관) B601호에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이 학생총회 현장인 310관(100주년기념관) B601호에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참가자 1195명에 그쳐

안건은 전학대회·간담회로 대체

학생총회가 또다시 무산됐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는 10일 화상강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5월 학생총회(학생총회)를 개회하고자 했다. 그러나 참여자가 정족수인 3159명에 달하지 않아 학생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학생총회 무산, 그 이후

  학생총회 참가자는 개최 예정시간인 오후 6시 30분까지 정족수 3159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최승혁 서울캠 총학생회장(경영학부 4)은 오후 8시 30분까지 유예 시간을 갖겠다고 공지했다. 더불어 카드뉴스를 통해 ‘오후 8시 30분까지 참가자가 정족수에 미달할 경우 곧바로 학생총회를 종료하겠다’고 알렸다. 정윤호 프로젝트 탈곡기(탈곡기) 의장(정치국제학과 3)은 “1195명이 학생총회에 모였음에도 정족수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의를 종료한 점을 보아 총학에서는 학생총회를 회피하고 싶은 듯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예 시간 동안 줌에서 음소거와 전체 채팅 비활성화가 이뤄진 점을 비판했다. 특히 1:1 채팅을 통해 총학과 소통을 시도했으나 유의미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현수 학생(공공인재학부 3)은 “일부 참가자들이 1:1 채팅을 통해 총학에 질의나 의사진행 발언 등을 요청했다”며 “이를 무시한 총학의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오후 8시 10분경 총학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위해 학생총회가 진행되는 310관(100주년기념관) B601호를 방문했다. 학생들은 임규원 서울캠 부총학생회장(프랑스어문학전공 4)에게 음소거 및 전체 채팅 비활성화 실시에 관해 항의했고 학생총회 무산 이후 계획을 질문했다. 이현수 학생은 “현장을 방문한 학생들은 줌에서 의사진행 발언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총학생회장을 만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총학은 오후 8시 30분까지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학생총회 무산을 선언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총회 무산에 항의하기 위해 B601호 앞문으로 출입을 시도했다. 총학은 출입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약 2분간 대치가 발생했다. 총학은 12일 유감 표명문을 통해 “대치 과정에서 학생총회 스태프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탈곡기 등 시위 주체에 사과를 정식 요청했다. 이후 13일 탈곡기는 입장문을 통해 책임자의 답변을 듣기 위해 B601호로 이동해 항의했으며, 학생총회 종료 전 최승혁 회장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 앞문을 열었으나 총학이 물리력을 동원해 앞문을 닫으려 했다고 전했다.

  기울어진 공론장이 된 학생총회

  학생사회에서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음소거 실시와 전체 채팅 비활성화 조치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총학은 해당 조치가 학생총회 개회 이전이기 때문에 이뤄졌으며 개회 이후 통과안건으로 발언 규칙을 확정할 예정이었다고 공지했다. 최승혁 회장은 “비방 및 혐오 발언을 방지하고 학생총회 개회 성사 및 입장 관리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정윤호 의장은 “음소거 실시와 전체 채팅 비활성화는 학생총회 참가자에게 재갈을 물리는 조치”라며 “해당 조치가 중운위 내 의결이 없다는 점에서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민정 사과대 학생회장(사회학과 4)은 “약 1200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있었음에도 의장단만 발언권을 독점하는 상황이 기형적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조치에 대한 총학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서윤 사회학과 학생회장(3학년)은 “통과안건 의결 전 발언을 금지하는 총학의 태도는 자의적인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혐오 발언은 학생총회 개회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총학의 주장은 발언권 박탈을 위한 변명”이라고 덧붙였다.

  후속조치, 실효성 있나

  총학은 학생총회 안건의 향후 논의 계획을 밝혔다. 등록금 회계 관련 안건은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안건 결의 및 대학본부와의 교섭으로, 논의안건은 6월에 예정된 총학생회 간담회로 대체한다고 전달했다. 임규원 부회장은 “지금까지 대학본부와의 논의는 중운위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전학대회를 통해 전체 학생대표자의 결의가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총학은 전학대회 결의 이후 대학본부가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추가적인 대응책을 고민할 예정이다.

  그러나 6일 진행된 ‘중운위-행정부처 간 간담회’에서 대학본부는 결산 및 기금 내역 공개를 부분적 동의했으나 명확한 사유 없는 정보 비공개 중단, 학생과 협의 후 비공개 세부기준 작성 등 나머지 등록금 회계 관련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민정 회장은 “이번 행정부처와의 간담회도 이전 간담회와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다”며 “간담회가 최선의 방안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윤호 의장은 “대학본부는 2020학년도 2학기 확대운영위원회에서 가결된 등록금 공청회 개최 요청을 거절했다”며 “전학대회 이상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월 학생총회에서는 이번 학생총회가 무산될 시 학생 총투표(총투표)를 실시한다는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그러나 총학은 약 1000만원의 비용이 소모되고 안건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총투표 시행을 재고하기로 했다. 임규원 부회장은 “총투표는 결과 도출까지 오래 걸린다”며 “총투표 진행은 전학대회 이후 대학본부와의 교섭 및 후속조치 진행 후 다시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곡기는 전학대회에 총투표 진행 안건을 상정하기 위한 300인 연서명을 진행 중이다. 정윤호 의장은 “전학대회 의결과 함께 대학본부와의 교섭을 진행하고, 총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염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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