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시네마 형식으로 개인 서사를 사회적 주제 의식과 화두에 연결하는 작업이 훌륭했다.”-김헌식 강사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문제점이 잘 드러났다.”- 허지웅 학생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이나 심사 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은 그해에 칸이 가장 주목한 영화다. 연출이 탁월한 동시에 전하는 메시지가 눈여겨볼 만하다고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이번 중앙영화제는 연기된 칸 영화제를 대신해 작품성이 우수한 영화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년간 개봉작을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영화와 이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앙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를 꼽았다. <노매드랜드>는 경제적 붕괴로 도시가 무너지고 남편마저 잃어 혼자가 된 주인공 펀이 밴을 타고 떠나는 여정을 내용으로 한다. <노매드랜드>는 개인적 서사를 다루면서 나아가 사회문제를 아우르는 형식을 가진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일전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다르덴 감독의 <더 차일드>, <로제타> 작품의 패턴과 유사하다.

  정착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목민의 삶은 ‘노마드’와 ‘디아스포라’로 일컬어지며 이는 현재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매드랜드> 속 펀이라는 인물이 받아들인 생활 방식이 ‘노마드’에 해당한다. 또한 그에 따른 개인·사회적 문제 역시 우리 모두의 고민이라는 점에서 <노매드랜드>의 메시지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이를 보통 아랍, 아프리카 같은 제3세계 국경에서 벌어지는 먼 나라 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미국이란 공간에서 주거 공간을 갖지 못한 채 배회하는 현실을 담아낸 측면이 해당 영화가 기존 타 영화와 크게 구별되는 점이다. 

  김헌식 강사(동아방송예술대 방송연예학부)는 <노매드랜드>가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설정한 배경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적절한 수상 후보라고 평가했다. “개인이 거주 공간을 갖지 못하고 유랑하는 상황이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잘 포착했어요. 이런 부분에 차별성이 있어 실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로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죠.” 

  영화제작동아리 ‘반영’ 회장 허지웅 학생(기계공학부 3)은 코로나19로 인해 각 계층 간 문제가 심화하는 상황 속에 <노매드랜드>의 메시지가 많은 공감을 얻을 것이라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계층 간 갈등 혹은 소외 계층을 향한 시선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비춰봤을 때, 금융위기가 초래한 유목인의 삶을 다뤘다는 점은 황금종려상을 타기에 부족함이 없죠.”  

  <노매드랜드> 외 수상 후보로 둘 만한 여타 작품 역시 존재했다. 가수와 스탠딩 코미디언 커플 사이에 태어난 딸 아네트의 특별한 운명을 담은 영화, 레어 카락스 감독의 <아네트>는 실제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중앙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였다. 자그 리베트 감독의 <수녀>를 재해석한 폴 버호벤 감독의 <베네데타> 또한 칸 영화제의 경쟁작으로 발표되면서 후보로 언급됐다. <베네데타>는 수녀 베네데타와 동료 수녀 간 동성연애관계가 교회 당국에 발각되며 시작하는 서사를 다루고 있다. 

  올해 개봉작 중 현실과 허구를 아름답고 창조적으로 표현해 일상의 귀중함을 깨닫게 해준 피트 닥터 감독의 <소울>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의견도 있다. 이준섭 학생(연극전공 2)은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소울>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소울> 감상 이후 ‘그동안 내가 일상의 소중함을 잊은 채 불평불만을 가지며 살아가지 않았나’ 돌아보게 됐어요. 극장을 나오는 순간까지 여운이 계속되더라고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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