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칸 영화제가 5월 11일부터 개최될 예정이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7월 6일로 연기됐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소위 영화인이라면 매년 5월 열리는 칸 영화제를 학수고대했을 텐데요. 이러한 많은 분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문화부에서 직접 칸 영화제 형식을 빌려 중앙영화제를 진행해보려 합니다. 지난 1년간 개봉작을 포함한 칸 영화제 출품 자격에 해당하는 미개봉작 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하려 하는데요. 영화를 평소 취미로 관람하는 학생부터 영화 제작 및 평론을 직업으로 삼으시는 전문가까지 다양한 영화인들과 수상작을 추려봤습니다. 함께 중앙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러 가보실까요. 김유진 기자 kyj8976@cauon.net

매년 5월 프랑스의 남부지방 칸에서 열리는 영화제. 국제 영화제의 메카라 불리며, 거대한 필름마켓을 자랑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칸 영화제 상징물은 종려나무의 잎사귀로, 초청작 및 수상작을 대상으로 해당 마크가 포스터, 에필로그에 기입된다. 사진출처 Festival de Cannes 공식사이트

매년 5월 전 세계의 시선이 프랑스 남부에 있는 도시 ‘칸’에 집중된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 참여하고자 각국에서 다양한 예술인이 모인다. 해마다 이곳에서 많은 감독과 배우는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영화 예술의 경계를 넓혀 나간다.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영화제 대부분이 그렇듯 칸 영화제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개최됐다. 1939년부터 계획된 행사였지만 1946년에 와서야 칸 영화제를 처음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칸 영화제를 포함한 국제 영화제 다수가 국제 교류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영화라는 예술이 사회 교류의 장을 연 셈이다. 

  칸 영화제는 보수적이면서 권위적인 성격을 지닌 시상식이다. 영화미학을 중점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상영 플랫폼에도 상당히 엄격하다. 극장에서 상영하는 작품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된다. 영화 <옥자>를 둘러싼 논쟁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칸 영화제에서 <옥자>가 최초 공개되던 당시 영화는 대표적인 OTT 플랫폼 기업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할 예정이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투자.제작.배급을 맡았던 넷플릭스 로고가 화면에 뜨자 관중석으로부터 박수와 야유가 동시에 쏟아졌다. 소란이 계속되자 결국 영화제 관계자는 영상을 멈췄고 10분 뒤 상영을 재개했다. 이지현 영화평론가는 극장을 중심으로 하는 프랑스의 상영 플랫폼 문화를 언급하며 칸 영화제가 강조하는 가치를 설명했다. “누벨바그 시대 이후 프랑스 영화의 모든 상업적 관습이 극장 위주로 정립됐어요. 그런 의미에서 칸 영화제는 순수하게 영화 자체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죠.” 

  칸 영화제는 여타 국제 영화제보다 엄격하게 작품성을 추구한다. 현대에 들어서 다수 영화제는 상대적으로 대중성에 기반한 계획 아래 진행된다. 반면 칸 영화제는 상업성을 경계하고 영화의 순혈적 가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영화평론가 앙드레 바쟁이 말한 ‘영화 중심의 영화제’가 칸의 기본 정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칸 영화제에 영화를 출품하는 기준도 매우 까다롭다. 칸 영화제 초청 기본 조건은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다. 다시 말해 타 영화제에서 소개됐거나 칸 영화제가 아닌 플랫폼을 통해 최초 개봉한 영화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영화제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1년 이전에 촬영을 마친 영화도 고려되지 않는다.  

  출품된 영화는 경쟁 부문과 비평.감독 주간, 비경쟁 부문 등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이때 경쟁 부문에 속한 작품만이 수상 대상이 된다. 나머지 영역에 속한 영화는 비경쟁으로 진행된다. 많은 제작자가 영화의 최초 상영을 칸 영화제에서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하다. 이를 감안하면 비경쟁 부문이라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초청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경쟁 부문 시상은 ‘황금종려상’, ‘심사 위원 대상’, ‘심사위원상’ 등으로 이뤄진다. 각각 소위 1, 2, 3등에 해당하는 상이다. 경쟁 부문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영화가 미학적으로 높이 평가받았음을 뜻한다. 그간 행적을 살펴보면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은 기본적으로 신인 감독의 영역이 아니다. 또한 칸 영화제 역대 수상작은 영화 문법에서 어긋난 부분을 찾기 어렵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지현 영화평론가는 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가 개입된다고 말했다. “영화제의 수상작을 몇 개의 기준만으로 선정하진 않아요. 사회.정치적인 관점과 더불어 개인 성향이나 산업 관련 측면까지 고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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