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폭염 속,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냉난방기와 창문 하나 없는 3.52㎡짜리 휴식공간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울산과학대 청소노조원 20명은 기본급 인상 요구안을 제시했으나 협상이 결렬됐고 재협상 요구 이후 전원 해고당했다.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 130여명은 최저임금이라도 받기 위해 2010년 노조를 결성했지만, 한 달 후 전원 해고됐다. 

  중앙대 청소노동자 상황은 어떠할까? 2013년 9월 ‘빨간조끼 아줌마-아저씨’로 불리는 노조가 결성돼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해 10월, 학내 노동자와 학생들이 연대하는 ‘비와 당신 서포터즈(비와 당신)’도 설립됐다. 노조는 용역업체 TNS의 노조 탈퇴 권유와 열악한 근무조건에 항의했고, 학교 측에는 용역업체와의 교섭을 위한 적극적 중재 노력을 요구했다. 

  실질고용자인 중앙대는 정원, 임금, 근로일 등에 결정권한이 있지만, 이들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청소노동자 권리에는 ‘나 몰라라’로 일관하며 그저 그들을 소모품처럼 사용했다. 이에 노조는 총장실 점거와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당시 노조는 어떠한 무력도 사용하지 않았다. 총장실을 모두 청소하고 그 안에서 기다렸다. 총장실 입구에는 ‘총장님! 저희는 총장님께서 약속을 지킬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약속을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중앙대는 노조활동에 ‘퇴거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교내에서 대자보를 붙이거나 구호를 외칠 경우, 시위를 위해 건물에 출입할 경우 1회에 1인당 100만원씩 내게 해달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학교는 언론과 비와 당신을 중심으로 한 학생단체, 노조의 몰매를 맞았고 몇 개월 후 가처분 신청을 취소했다. 

  천막농성은 2014년 1월에야 해제했다. ‘신입생들이 봄날 햇살처럼 화사하게 교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문제해결을 잠시 뒤로 미루고 조건 없이 천막을 접겠다’는 오직 학생을 위한 선택이었다. 

  2021년,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2019년 말 중앙대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을 간접고용하기로 유지했다. 간접고용은 노동자를 불안정한 지위에 위치시키기에, 휴일 무급근로 및 열악한 휴게시설에도 노동자들이 ‘군소리 없이’ 일하게끔 하는 기제가 된다. 나아가 2017년 이후 비와 당신 활동이 종료돼, 현재 학생사회는 학내 노동자 현안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 

  중앙대는 학생과 교직원, 교수뿐만 아니라 청소·경비노동자도 함께한다. 사회초년생인 우리는 비정규직 고용 상황에 노출됐고, 불안정 고용과 억압적인 노동환경의 고리를 끊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학내 노동자들과 소통하고 함께해야 한다.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하자.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없다. 모두가 사랑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

김민정
사과대 학생회장
사회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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