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콩고기 채식스테이크 메뉴 사진제공: 오정영 / 동국대 채식뷔페 메뉴 사진제공: 이은별
경북대 콩고기 채식스테이크 메뉴 사진제공: 오정영 / 동국대 채식뷔페 메뉴 사진제공: 이은별

비건·할랄 학식 필요성이 대두되는 추세다. 타대는 학생들의 식사 선택권을 고려한 학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중앙대 학생식당에는 비건·할랄 학식이라고 명시된 식단이 없다. 이에 학생을 위한 학생식당이 되기 위해 중앙대 학생식당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아야 할지 짚어봤다.

  비건·할랄 학식 선택권, 어디에?
  비건·할랄 학식은 학생들의 식사 선택권 보장에 기여한다. 성신여대 비거니즘 동아리 ‘베지스탈’의 A학생은 “육식 중심 학식은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학생들의 자기 결정권, 건강권,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대학 내 채식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정 학생(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은 “개인의 선택권을 비롯해 육식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다양한 학식 선택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비건·할랄 학식 제공은 개인의 다양성 존중을 위한 방향이기도 하다. 박희수 학생(서울여대 영어영문학과)은 “학생식당은 학생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곳”이라며 “학교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모든 학생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비건·할랄 학식을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보경 교수(식품영양전공)는 “사회가 다변화되며 그동안 소수의 문화로 여겼던 비건·할랄 푸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랄식을 운영하는 학교에서 재료 조달의 어려움 등 제한점이 나타날 수 있지만 사회 변화와 학내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 학식도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학생 복지 측면에서도 비건·할랄 학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슬기 교수(사회복지학부)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고민하고 이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학생을 존중하는 학생 복지의 중요한 여건”이라고 전했다. 김양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건강을 위해서 또는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채식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함께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대 학식 선사례 들여다보기
  서울대 ‘감골식당’은 고기, 계란, 우유 등을 사용하지 않아 비건도 이용 가능한 채식 뷔페를 운영한다. 경북대 ‘카페테리아 첨성’은 4월 12일부터 비건도 먹을 수 있도록 ‘콩고기 채식스테이크’를 메뉴로 도입했다. 오정영 학생(경북대 미술학과)은 “교내에서 비건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비건식을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립대 ‘양식당’에서도 락토 베지테리언을 위해 콩고기로 만든 ‘쏘이까스’를 제공한다.

  감골식당은 할랄식도 제공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외국인 학생의 이용이 감소해 제공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수요를 파악해 추후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경희대는 ‘경희대생협’ 홈페이지 메뉴 게시판에 ‘NO PORK’를 표시해 돼지고기 사용 여부를 공개한다. 할랄식을 먹는 학생들은 돼지고기 사용 여부를 파악해 학식 이용에 참고할 수 있다.

  문보경 교수는 “최근 학내 구성원들이 다양해지고 개인의 식사에 관한 기호도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학생식당의 청사진을 그리다
  서울캠 총학생회 연대사업국과 인권복지위원회는 비건 학식 도입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비건과 논비건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비건 학식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김성민 서울캠 인권복지위원장(국어국문학과 4)은 “카우버거에 대체육을 활용한 버거 메뉴와 비건 샐러드 도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채식 뷔페로 선택권을 보장한 동국대 ‘채식당’처럼 중앙대에도 비건 학식이 하루빨리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지 교수는 “선택권 문제가 나올 수 있으므로 시행 방법에 있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설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채식 식단 구성 및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비거니즘 지향 동아리 ‘솔찬’의 B학생은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식사 선택권 보장을 위해 각 음식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성분 설명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할랄식 도입은 구체적 단계에 진입하지 않았다. 하수경 서울캠 연대사업국장(국어국문학과 4)은 “비건식 이외에 할랄식을 추진하는 것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바 없다”며 “하지만 권리 보장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앙대의 비건·할랄 학식 제공에 관해 정슬기 교수는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새로운 요구에 열려 있는 대학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측면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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