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목소리를 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수자성이 유동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차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에요. 우리는 상황에 따라 소수자가 되기도 다수자가 되기도 하죠. 저는 비건 문제에 있어선 다수자지만, 여성으로서 소수자성을 느낀 적도 있으니까요.”

  -누구나 차별받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겠군요.
  “맞아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일본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강력히 요구하죠.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점은 우리가 저지른 같은 행위에 대해 충분히 미안한 마음을 가졌느냐예요. 우리도 월남전에 참전해서 베트남을 상대로 학살을 저질렀잖아요.”

  -가장 해결하고 싶은 차별은 무엇인가요.
  “차별에는 당연히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마련된 차별과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한 차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후자에 더 관심이 가요. 아직 논의할 지점이 많고, 그래서 많이 싸워야 하는 문제에 힘을 싣고 싶죠.”

  -어떤 차별이 후자에 해당할까요.
  “성차별이 그중 하나에요. 예를 들면 밤에 학교를 순찰하는 의혈 지킴이를 인권복지위원회가 관리하는 데 한 조를 남자 5명, 여자 3명으로 편성해요. 이 비율이 적절한지 고민해봤는데 여성이 밤에 혼자 다니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했을 땐 이 비율을 4:4로 바꾸는 게 또 평등한 것만은 아니잖아요. 위원들과 대화를 나눈 끝에 기존 남녀 비율을 유지하기로 했어요. 하지만 여자인 제가 아니라 남자인 위원장이 설득했다면 위원들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같은 주제를 이야기할 때 말하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도 성차별일 수 있잖아요.”

  -어떤 차별에 또 관심을 두시나요.
  “인권복지위원회는 성평등위원회와 장애인권위원회가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들 외의 차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비건, 지역, 유학생 차별 같은 사각지대에 신경 쓰는 거죠. 예를 들어 비건 챌린지가 있는데, 논비건은 일주일동안의 채식 목표를 설정해보고 비건은 이제껏 자신이 실천했던 방법을 공유하는 거예요. 이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학우가 같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덧붙이실 말씀이 있다면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명제가 있다면 그 전에 왜 당연한가를 물어야 해요. 여자처럼 생겼으니 여자일 것이다, 여자이니 남자를 좋아할 것이다, 인간이라면 육식을 한다와 같은 명제들은 누군가에겐 결코 당연하지 않기 때문이죠. 당연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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