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1일, 중앙대는 긴급 교무위원회를 개최해 2020학년도 1학기 절대평가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대면 학사 운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학습효율 문제와 수업 내용 전달 어려움 등을 고려했기 때문인데요. 절대평가 시행이 지속됨에 따라 많은 장단점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절대평가 시행으로 학업적 부담이 완화됐다고 말한 학생이 있는 반면, 성적 변별력이약화됐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절대평가에 관한 여러 입장을 한번 알아봤습니다. 장민창 기자 jmc17061@cauon.net

교수·학생 대체로 만족 
학점 인플레이션은 예상된 수순 
평가 기준에서는 이견 보여 
일부 보완 필요해 

지난해 1학기 중앙대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성적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박상규 총장은 2021학년도 1학기까지 절대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학기에 걸쳐 진행된 절대평가는 교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야기하기도 했다. 2021학년도 1학기 서울캠 생활관 학부 재학생 최초합격자 평균학점 커트라인은 남학생과 여학생 각각 약 3.77점, 약 4.28점을 기록한 지난해 1학기와 달리, 약 4.36점, 4.5점으로 치솟았다. 성적 장학 평균학점 기준은 경영경제대, 사과대 약 4.48점, 공대는 약 4.4점을 기록했다.


  시행 전반엔 긍정적 반응 
  절대평가 시행에 관한 학생사회의 의견은 다양했다. A학생(간호학과 3)은 “절대평가 도입으로 시험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학업적 부담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학사운영 속에서 절대평가 방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학생(도시계획·부동산학과 3)은 “대학의 목적은 학생들의 수준을 등급화하는 것이 아닌 학업 성취도와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절대평가 자체가 대학교육 본연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절대평가를 계속 시행할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C학생(기계공학부 4)은 “절대평가가 지속된다면 학생 간 학업적 경쟁이 완화할 것이고 결국 학생들은 학업적 노력을 덜하게 될 것”이라며 “추후 상대평가로 평가방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절대평가 시행에 관해 A교수는 “평소 상대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코로나19라는 명분으로 절대평가를 도입한 점에 대해 찬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상대평가의 경우 수강 학생 수준과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C학점 혹은 D학점을 부여해야 했다”며 “대학본부에서 비율을 강제하는 상대평가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B교수는 “절대평가의 도입으로 인해 상대평가 시행 당시 발생했던 인위적인 줄 세우기가 불필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B교수는 “절대평가의 장점은 교수가 오로지 교육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상대평가 시행이 과연 적절한지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절대평가 도입 취지를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권혁 학사팀 과장은 “학습환경이 비대면으로 변화함에 따라 학생들은 동일한 환경에서 학습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절대평가는 학생마다 다른 학습환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불공평 문제를 합리적 수준에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받는 피드백을 참고해 성적을 유연하게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대평가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학점 인플레이션, 아직 지켜봐야 
  3학기 동안 절대평가를 시행함에 따라, 중앙대 학생들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학생사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A학생은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절대평가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의견을 표했다. 이어 “상대평가를 경험한 고학년 학생·복학생과 상대평가를 경험하지 않은 저학년 학생 간의 학점 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점이 4.5점이었음에도 성적 장학금을 수령하지 못한 경우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절대평가 도입으로 발생한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성적 변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B학생은 “현재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성적 변별력이 약화돼 학생들의 반발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대학본부가 형평성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해 미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했다”고 전했다.

  권혁 과장은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에 관한 우려는 절대평가 도입 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더 무게를 뒀기에 이번학기까지 절대평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라며 “절대평가가 계속 시행된다면 교수들은 현재의 성적 부여 기준에 익숙해지고, 이로 인해 결국 자체적으로 변별력을 갖춰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적평가 기준, 불만 없나 
  한편 학생사회는 성적평가 기준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C학생은 “교수들이 성적평가 기준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지 않는다"며 교수가 성적평가 기준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어 “수업 첫 주에 평가 기준을 설명하거나 이를 강의 계획서에 미리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B학생은 “해당 문제는 절대평가 이전부터 지속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평가 기준은 교수 고유의 강력한 권한으로 이어져 온 측면이 있다”며 “절대평가라고 해도 성적 기준의 객관성을 담보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혁 과장은 “성적 기준 마련 및 성적 부여 방식, 성적 이의신청에 관한 모든 것은 순전히 교수의 재량”이라고 답했다. 이어 “특히 주관식 시험 문제의 경우 무엇을 어떻게 채점하는지 세세히 공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만 학사팀에서 교수들이 중간고사 이후 성적을 입력한 후 학생에게 성적을 공개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적평가 기준과 관련해 교수들의 입장은 비슷했다. A교수는 “학생들은 성적평가 기준 관련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상대평가 시행 당시에도 학점부여 권한은 전적으로 교수의 재량이었다”고 밝혔다. B교수는 “전반적으로 공통적인 성적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지만 각 교과목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평가방식은 교수와 교과목에 따라 상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B교수는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성적평가 기준이 교수의 재량이라고 여겨질 만한 것들은 가급적 줄이고자 하고 있다”며 “과제나 시험 등을 진행하면서 상세한 평가 기준을 사전에 공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