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제도,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이주창 기자
  • 승인 2021.04.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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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제도를 고민하다

중앙대 평가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3학기째 진행 중인 전면 절대평가는 이상적인 대학 평가제도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학내 사회에서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교수 자율평가제도 등 평가방식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했다. 중앙대의 평가제도,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절대평가 가이드라인 존재하나  
  지난해 중앙대는 비대면 학사운영 속 절대평가로 성적 평가방식을 변경했다. 대학본부는 이번학기 역시 지난해와 동일하게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절대평가 운영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재훈 학사팀 주임은 “중앙대 절대평가 운영 방식과 관련해 총학생회(총학)가 여러 경로를 통해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며 “교무회의 등 의사결정기구의 절차를 따라 운영계획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사회는 현재 시행 중인 절대평가가 지난해 일부 대학에서 실시했던 ‘완화된 상대평가’와 유사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A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은 “사실 이름만 절대평가일 뿐이지, 교수 재량에 따른 성적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평가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절대평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주임은 “특정 수업에서 어떻게 성적을 평가할 지는 교수의 수업권이자 재량권이기 때문에 이를 대학본부에서 강요할 수 없다”며 “4번 이상 결석 시 F학점 부여 등의 사항만을 규제할 뿐이지 성적평가 가이드라인을 교수에게 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평가 유지 등과 관련해 학사팀으로 들어온 불만은 없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제도가 변경된 것이니 양해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은 절대평가나 자율평가 
  고려대는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정책에 따라 2017년 2학기부터 절대평가 방식을 원칙적으로 적용했다. 수업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상대평가를 운영하기도 한다. 고려대는 전체적인 절대평가 제도 시행을 결정한 만큼 성숙한 정착화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 재학생들은 평가제도에 대체로 만족하는 입장이다. 

  B학생(고려대 영어영문학과)은 “고려대 절대평가 수업 대부분의 경우 성적평가 기준과 커리큘럼을 미리 학생들에게 공개한다”며 “학생들은 그 기준에 맞춰 공부한다”고 말했다. C학생(고려대 정치외교학과)은 “절대평가는 ‘선별이 아닌 교육’ 이라는 대학의 목표에 부합한다”며 “학생들의 학습 의욕 고취 및 형평성 제고의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절충하는 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 예시로 ‘교수 자율평가제’를 들 수 있다. 교수 자율평가제는 교수가 상대평가나 절대평가 또는 기타 방법을 사용해 평가할 수 있다. 

  교수 자율평가제를 시행 중인 학교에는 이화여대와 숙명여대가 있다. 이화여대는 2018년 해당 제도 시범 운영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매학기 강의계획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평가방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이번학기부터 해당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교수 자율평가제를 바라보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선은 다양하다. D학생(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은 “교수 자율평가제를 시행함으로써 학생들이 노력에 상응하는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제도를 통해 성적을 받는 데 큰 불만은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했다. E학생(이화여대 과학교육과)은 “교수와 수업에 따라서 평가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며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명확성을 확보하고 시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중앙대 평가제도의 내일은 
  코로나19 이후 중앙대 평가제도와 관련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다양하다. 설현수 교수(교육학과)는 “교수가 진행하는 교과 내용에 자율권을 부여하듯이, 가르친 내용을 평가하는 방식 역시 교수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반면 김상범 체육대학장(생활레져스포츠전공 교수)은 “상대평가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상대평가 시행 당시 성적의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에게 더 좋은 성적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며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한 학생은 현재 규정으로 정해진 비율 외에 교수 재량으로 더 좋은 성적을 부여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교수는 절대평가를 진행하게 되면서 영어A 수업을 듣는 학생 인원이 줄어들었다며 학생충원에 문제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타대에서 시행 중인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사회에서는 공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F학생은 “교수 자율평가제 역시 제도적으로 성적 기준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불만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대학본부는 현재 평가제도 변경과 관련한 계획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학을 비롯한 교내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변경 필요성을 논의한다면, 평가제도 방식의 검토 및 개정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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