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서로를 호칭할 때, ○○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서 ‘요즘 학생들의 호칭이 특이하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필자가 지난 학기 6개월 정도 학생들과 함께한 연구 모임에서도 학생들은 서로를 ○○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님’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문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필자는 ‘○○님’ 호칭을 들으면서, 캠퍼스의 변화된 문화를 생각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 동안 경험한 학생들의 호칭은 ‘선배’, ‘후배’, ‘동기’라는 비교적 위계 문화를 대변하는 형태가 주류였다. ‘○○님’ 이라는 호칭은 학생 사회의 동등과 존중을 중요시하는 인식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학생들의 서로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의 변화가 미래와 현재 우리 사회에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면서 내심 우리 학생들의 높은 인식 수준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학생 간의 존중은 필자가 연구한 조직시민정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조직시민정신은 구성원간 배려, 존중, 자발성 등을 의미하며, 정당성과 혁신성에 영향을 줘 조직의 목표 성취에 영향을 미친다. 학생간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인식은 대학의 목표 성취 뿐만 아니라 학생이 설정한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 

  청년의 시민정신은 대학과 사회의 성장에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대학과 사회는 성별, 지역, 학력 등 눈에 띄지 않는 다양한 차별적 요소가 있다. 특히 우리의 근저에는 나이, 서열, 직위, 권력으로 사람을 줄 세우고, 아래 사람과 위 사람을 구분하는 위계 문화가 있다. 위계 문화는 순기능이 있지만, 보편적인 인권과 권리를 소홀히 여길 수 있다. 청년의 존중문화는 기성세대가 인식하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해소하고, 역할과 지위와 무관하게 대학의 구성원이 누려야 할 ‘존중받을 권리’를 신장시켜 줄 것이라 기대한다. 

대학의 존중 문화는 대학 내 관행과 갈등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은 경제적 자원에 있어서 제약이 많다. 한정된 자원은 대학 구성원간 불합리한 관행을 빚어낸다. 합리성이 다소 떨어지는 관행을 마주칠 때, 필자는 이해와 존중이 학생과 교수 간 입장 차이를 해소하고, 개선하는 데 동인이 된 경험을 갖고 있다. 

갑질 문화의 기저에는 인간을 수단화하는 행위를 용인하는 집단적인 인식과 태도가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존중 문화가 없다면 누구나 갑질의 주체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학생 사회의 존중, 동등함, 배려의 문화는 갑질 문화를 근절하는 도끼가 될 수 있다. 

중앙인의 호칭 문화의 변화가 대학과 사회를 바꾸고, 오늘과 미래를 변화시키는 누룩이 될 수 있다. 청년들의 인식과 태도가 인권과 혁신을 신장시켜, 성숙한 사회를 형성하는 누룩이 되기를 소망한다. 

최명길 교수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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