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지황우
사진제공 지황우

 

사람들은 현재를 팬데믹 시대라 부른다. 위협적인 감염병이 창궐하는 시대에 백신과 치료제를 비롯한 의약품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방패다. 여기 코로나19에 맞서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한 최전선에서 새로운 방패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LG화학’에서 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지황우 동문(생명공학과 00학번)을 만나봤다. 

  -생명과학 사업본부에서 하는 일은.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는 일반의약품보다는 시술에 사용하거나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항체의약품, 동물의약품 및 다양한 백신과 같은 의약품이나 최근 주목받는 진단제품을 연구 중이죠.” 

  -코로나19와 사투 중이라 들었는데. 
  “현재 코로나19를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백신 개발과 변이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슈인 변이 코로나19나 사스, 메르스 등 변이된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서열만 살짝 바꿔 수개월 이내에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죠. 당장 백신을 출시하지 못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팬데믹을 대비하는 기술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궁금하다. 
  “2010년 중앙대 석사졸업 이후 바이오벤처기업에 취업했어요. 2012년에는 녹십자 종합연구소로 이직해 백신 개발을 접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LG화학에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죠. 이전에는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이나 항체의약품을 다뤘는데 현재는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하고 있답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일은. 
  “1학년 때 활동한 치어리딩 동아리 ‘포싸이어트’와 3학년 2학기부터 차창준 교수님(시스템생명공학과) 연구실에서 생활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연구실 생활에서 전문성을 배웠다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는 공동체 생활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과 치어리딩 모두 뜻이 맞는 사람들과의 생활이죠. 공동체 생활 속 협동은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직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미생물이나 동물세포를 이용하는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LG화학이 녹십자와 함께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회사였죠. 석사졸업 후 바로 도전했을 때는 커리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선 바이오벤처기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접하고 녹십자에서 경험을 쌓아 최종적으로 목표했던 LG화학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목표는 하나라도 거기에 갈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어요.” 

  -제약 분야에 요구되는 역량은. 
  “연구개발(R&D) 분야는 연구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분야입니다. 최근 들어오신 분들을 보면 회사별 인턴십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토익과 같은 어학성적은 솔직히 말하면 기본이기 때문에 크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자격증 역시 모든 경력을 쓰기보다는 해당 분야에 관한 전문 지식을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답니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 
  “R&D 분야에서 기쁜 순간은 연구가 잘 진행될 때죠. 지속적으로 끌어왔던 프로젝트가 성공해 실질적인 판매허가가 나오고 이를 출시했던 적이 딱 1번 있었어요. 열심히 연구를 진행하다가도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일이 허다했는데 결국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눈앞에 결과가 나왔을 때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종 목표가 있나. 
  “저는 R&D 분야가 재밌어서 앞으로도 계속 남을 계획입니다. 목표는 기존 시장에 없는 신약 개발이죠. 제가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정말 보람 있는 일이에요. 제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프로젝트가 성공해 신약이 나오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면 가장 뿌듯할 것 같아요.” 

  -제약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기자면. 
  “저희 분야 지원자들은 경험이 비슷해서 면접관의 뇌리에 하나라도 남길 수 있는 자신만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실험 경험과 함께 통계를 잘한다고 어필했던 게 개성 있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현업에서는 통계가 쓰이지만 바이오 업계에 통계학과 친구를 데려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연구실 생활을 하면서 실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일의 가치는 본인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종 목적지에 안착하는 방법은 본인이 부여한 일의 가치에서 시작됩니다. 지금도 바이오벤처기업에서 묵묵히 열정페이를 받아 가며 일하는 후배들이 많아요. 지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스스로 가치를 되뇐다면 그 결과는 분명 따사롭게 되돌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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