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고를 때 아이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디자인이 예뻐서,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혹은 기본 보안이 강해서. 기자는 세 번째 이유로 2년 전 아이폰을 구매했다. 구매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휴대전화를 택시에 두고 내린 적이 있다. 어렵사리 돌려받았을 때 사용하지 않은 앱들이 열려있었다. 위치 정보 비활성화로 1시간의 행적을 알 수 없어 찝찝했지만, 그저 다시 찾은 것에 감사하며 사용해야 했다.

  초연결사회에서 스마트폰은 필수품이다. 일상 사진을 포함해 중요한 개인정보도 담겨있다. 현재 신상을 나타내는 위치 정보와 앱 사용 정보도 모두 기록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매일 작은 금고를 들고 다니는 셈이다. 개인정보 접근을 허용하면 더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은행 업무와 같이 민감한 개인정보가 필요한 일도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처리할 수 있으며 SNS에도 쉽게 사진을 올릴 수 있다. 굳이 찾지 않아도 광고를 통해 관심 있는 제품을 자동으로 추천받는다.

  이용자들은 편리함을 위해 개인정보를 기꺼이 제공한다. 앱 이용을 위해서는 서비스와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약관에는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디에 사용할지 등이 자세히 나와 있다. 하지만 긴 글을 읽기 귀찮고 사용에 큰 문제가 없어 대부분 ‘전체 동의’를 누른다.

  사실 시스템적으로도 동의는 강요된다. 잠깐 앱을 둘러보고 싶어도 가입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정보 수집 및 사용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항상 존재하지만, 앱을 사용하고 싶다면 이용자에게는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 긴 이용약관을 다 읽어보며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모순적이다. 회원가입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따로 하지 않으면 동의로 간주하고 이용자 정보를 추적한다.

  개인정보는 남들과 식별할 수 있는 도구로서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나타낸다. 정보 유출을 잠깐 기분 나쁜 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정보 오용으로 입을 경제적 피해와 명예훼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애플은 iOS 14.5부터 이용자의 동의가 있어야 앱 내 개인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했던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의 반발이 심하다.

  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편의를 위해 이를 당연하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 보호에만 매달리는 사람을 누군가는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하는 바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편리로 인한 윤리적 문제도 해결돼야 진정한 기술의 진보라 칭할 수 있지 않을까.

장유진 뉴미디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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