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신상의 이유’로 제2대 중앙감사위원회 위원장(중감위원장)이 사퇴했다. 전 중감위원장은 현재 회칙이 감사대상 편의 보장과 중앙운영위원회 권한 제한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현 체제로 중감위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30일 위원장 선발 공고 이후 약 3개월만에 나온 결정이다.
중감위는 공식 학생자치기구로 인정받지 못했고 공간 배정 등의 지원도 전혀 없다. 지난해 감사 관련 서류를 늦장 제출하거나 아예 제출하지 않기로 의결한 전공단위도 있다. 원활한 운영을 위한 지원도, 협조도 이뤄지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감시와 견제 역할을 수행하는 중감위의 대표가 ‘자신이 없다’고 사퇴한 것은 투명한 학생사회를 원하는 학생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이다.
중감위 설립은 2019년 1월부터 추진됐다. 이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중감위 회칙 제정이 한차례 부결돼 실제 활동은 지난해 8월에서야 시작했다. 우여곡절 후 상반기 감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서의 중감위원장 사퇴는 업무 공백을 유발하고 중감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일부 전공단위의 학생회비 횡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지난해는 안성캠 총학생회장이 횡령으로 사퇴하기도 했다. 투명한 감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에서 중감위원장 사퇴는 뼈아프다.
투명한 회계는 투명한 감사로부터 나온다. 학내 횡령과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중감위의 원활한 운영이 필요하다. 중감위가 건강한 감사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학본부와 학생사회, 중감위 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