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 해석 차이로 갈등 발생해 
“위원장 사퇴 소식에 당황스러워”

8일 박준일 제2대 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 위원장(사회복지학부 3)이 일신상 사유로 사퇴했다. 중감위는 학생사회와 회칙 해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었다. 중감위는 「중앙대학교 중앙감사위원회 회칙」(중감위 회칙) 제54조에 근거해 13일 장소연 서울캠 총학생회 중앙감사위원(심리학과 4)을 중감위원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박준일 전 위원장은 중감위 설립부터 최근까지 상황이 사퇴 결정에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일 전 위원장은 “현재 중감위의 회칙 방향성이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권한 제한’과 ‘감사대상 편의 보장’에 맞춰져 있다”며 “이러한 회칙으로 초대 중감위는 현실적으로 중감위 목적에 부합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고, 임기 대부분을 체제 구축에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감위원장의 업무 수행이 어느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끝날 것으로 보였다”며 “이에 현 체제의 중감위를 이끌고 나아갈 자신이 없어 사퇴를 결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감위 활동 도중 회칙 해석과 관련해 학생사회와의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모 전공단위의 A학생회장은 “중감위가 예산 감사 과정에서 ‘지출내용 및 목적의 정당성을 기재하라’고 공지했다”며 “중감위 회칙에 따르면 예산 집행의 정당성 여부는 감사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감위 회칙 제5조 1항에 따르면 ‘중감위는 예산집행의 목적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3장 제29조 감사 기준에는 예산 지출내용 및 목적의 정당성 여부가 기재돼있지 않다. 

  최승민 인문대 학생회장(역사학과 4)은 “각 전공단위 학생회가 개최하는 총회는 전공단위 예결산안에 관한 최고 의결권을 갖고 있다”며 “최고 의결권에 중감위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대표자 회의에서 인준하지도 않은 예산안을 중감위가 먼저 감사하는 것은 회칙상 큰 문제”라며 “이와 관련해 인문대를 포함한 5개의 단대가 중감위에 합동 질의서를 송부했다”고 말했다. 

  이후 중감위는 ‘인문대 학생회 문의사항 답변서’를 작성해 예산 지출 내용 및 목적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 중감위는 답변서를 통해 “현재 회칙 개정 준비와 감사 기준 재수립을 하고 있다”며 “회칙 개정에 기재돼야 할 내용이 공표용 감사 기준에 잘못 포함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중감위는 앞서 발표했던 감사 기준을 2021학년도 상반기 감사 기준으로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장소연 위원장 권한대행은 “회계 감사 전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학생사회에서는 당황스럽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A회장은 “갑작스럽게 위원장의 사퇴 소식이 들려 굉장히 놀랐다”며 “한창 감사가 진행돼야 할 시기에 사퇴가 결정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위원장의 사퇴가 무책임하게 보이느냐는 질문에 A회장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중감위는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감위는 학교 직속 기관이 아닌 중운위의 하위 소속 기구로 자리잡았고, 위원실을 포함한 공간을 제공받지 못했다. 장소연 위원장 권한대행은 “대학본부 측에서 중감위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원실이 존재하지 않다 보니 감사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감사 내용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위원장은 다음달 중 선출할 예정이다. 15일 중감위는 중감위 회칙 제20조에 의거해 차기 위원장 선출 일정을 공고했다.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위원장 후보자 등록 및 모집을 진행한다. 이후 6일 위원장 면접 및 선발을 진행해 7일 선발 결과를 공고할 계획이다. 

  장소연 위원장 권한대행은 “중감위 회칙 개정 및 체계 구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 속에서 위원장 자리가 비어 다소 아쉽다”며 “중감위 재건설을 목표로 바라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반기 정기 감사를 마무리하고 대대적인 회칙 및 운영규정 개편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3대 중감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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