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이형민
사진제공 이형민

누구나 한 번쯤 향수를 뿌려봤을 테다. 여기 작지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향수 브랜드를 창업한 사람이 있다. 학업과 취업 준비 등 바쁜 일상 속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SEIZ’의 향에 취해보자. 우리가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는 향을 만드는 SEIZ 대표 이형민 학생(경영학부 3)을 만나봤다.

  -SEIZ는 어떤 의미인가.
  “‘잡다’라는 의미의 단어 ‘SEIZE’에서 E를 빼서 만들었어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향을 만들고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을 잡아주는 브랜드가 되자는 의미죠. 작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그렇게 이름을 지었답니다.”

  -조향을 시작한 계기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향수를 알게 됐어요. 그 이후 향수에 호기심이 생겨 여러 향료를 사서 향을 맡아봤죠. 같은 향료라도 향료에 들어간 화학 성분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사실이 흥미로워서 조향을 시작했죠.”

  -조향은 어떻게 배웠는지.
  “일단 발로 뛰어다녔어요. 논문이나 책을 보며 조향을 배웠죠. 전문 조향사님께 전화를 드리고 직접 업체 앞에 찾아가 기다리기도 했답니다. 조향사님께서 ‘조향은 맡아보고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최대한 향료를 많이 구매해서 경험하며 조향을 공부하고 있답니다.”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향수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제가 직접 만든 향을 사람들이 맡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이전에 위탁 판매 등 다른 사업을 했었는데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향수로 창업을 시작했죠.”

  -창업 준비 과정은 어땠나.
  “처음에는 조금 외로웠어요. 향수를 소량으로 생산해야 하다 보니 공장을 30개 정도 찾아다니며 단가를 맞췄죠. 너무 힘들었어요. 향수병에 향료를 넣을 때 보통 손실률이 10% 정도 발생해요. 그런데 30%나 발생한 거예요. 그때는 정말 눈앞이 아득해져서 포기하고 싶었죠. 그래도 하나하나 직접 부딪혀가며 진행하다 보니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한 것 같아요.”

  -전공수업 중 도움이 된 게 있다면.
  “경영학부에서 배운 모든 과목이 다 도움이 됐어요. 특히 <무역학개론>에서 배웠던 무역 용어들이 기억에 남아요. 거래를 할 때 필요한 운송장을 보내는 과정을 배웠던 게 도움이 됐죠. 그리고 마케팅, 회계 부분에서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펀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배경은.
  “재고 부담을 줄이고 시장 반응을 먼저 알아보기 위해 펀딩을 시작했어요. 화장품 제품 특성상 최소 천 병 정도부터 생산할 수 있어요. 보통 2~30대 여성이 향수를 좋아하는데 ‘텀블벅’이라는 펀딩 플랫폼 이용자 층이 2~30대 여성으로 동일하더라고요. 펀딩으로 사용자 선호도가 높은 향수 종류를 생각해낼 수 있었죠.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소비자 타켓에 맞는 펀딩 플랫폼에 먼저 입점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첫 펀딩을 진행하고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분께 연락이 왔어요. 금액이 얼마든 상관없으니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향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죠. 무작정 중앙도서관으로 달려가 우울증과 관련된 책들을 읽었어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는 향료를 찾아보고 조향사님께 자문을 구해가며 정말 비싼 향을 만들어 냈어요. 이후 그 향을 그분께 무료로 드렸답니다. 지난 설날에 갑자기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해주셨어요.”

  -회사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은 있는가.
  “해외 바이어들과 연락이 닿으면서 수출을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해외로 수출되는 상품은 개별적으로 발송하지 않고 대량으로 발송한답니다. 개별적으로 발송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거죠. 향수뿐만 아니라 디퓨저, 바디 제품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중앙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창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를 통해 얻는 경험은 자격증 취득이나 취직보다 더 값진 인생 경험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창업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향은 우리가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조향에 취미를 가져보는 것도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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