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에는 총 7개의 공통교양 과목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수강한 공통교양 과목은 단순히 의무 수강이기 때문에 억지로 배운 교양 과목이었나요? 교양역량과 지식을 확장하기 위한 교양과목이었나요? 현재 중앙대 공통교양 과목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은 어떤지, 앞으로 공통교양이 발전하기 위한 방향성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최희원 기자 strawberr2@cauon.net

중앙대 공통교양은 ▲도전 ▲창의 ▲융합 ▲신뢰 ▲소통 등 5개 분야에서 전공 학습 역량을 다지기 위한 능력과 실무역량 함양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자아 형성과 자율적 교양인 육성이라는 목적도 있다. 현 공통교양 체제가 형성된 지 약 5년이 지난 지금, 과연 공통교양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을까.

  뜨거운 감자, <ACT>
  <ACT>는 공연예술을 통해 소통 능력 함양을 목표한 중앙대만의 공통교양이다. A학생(에너지시스템공학부 4)은 “전공과목은 문제 풀이 위주였기에 팀플 중심의 강의가 흥미로웠다”며 “타 전공 학생과 의견 교류가 가능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에게는 상당한 시간 소모를 감당해야 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B학생(영어교육과 4)은 “팀플 위주의 강의는 좋지만 과도한 시간 소모는 부담이었다”고 언급했다.

  팀원 운에 따라 <ACT>에서 상이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민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팀을 보다 균형있게 편성하기 위해 학기 초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학기 중에도 담당 교수가 팀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우려하는 바를 잘 알고 있고 여러 측면에서 고민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배움의 과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설 강좌 수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C학생(심리학과 4)은 “정규학기 수강이 어려워 계절학기 수강을 시도했지만 개설된 강의 자체가 적어 수강신청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소통 능력 향상에는 물음표
  공통교양 내 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과목에는 <창의와소통>, <COMMUNICATION IN ENGLISH> 등이 있다. 해당 과목을 통한 소통 능력 함양에 의문을 표하는 학생들도 있다. D학생(국제물류학과 2)은 “<창의와소통>을 수강했음에도 여전히 강의의 교육목표를 이해할 수 없었으며 강의 수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른 강의와 교육목표가 중첩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C학생은 “창의력·소통 능력 함양은 <ACT>로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비판적 이해는 필수교양으로도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혜원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창의와소통>에서 고전을 읽고 타인과 공유하며 창의력과 소통력을 함양할 수 있다”며 “다른 과목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고유한 영역”이라고 답했다.

  <COMMUNICATION IN ENGLISH>는 영어 능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과목이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학사 운영으로 인해 소통 기회가 줄어들었다. D학생은 “비대면 강의는 대면 강의와 달리 영어 사용의 기회가 적었다”며 “영어 회화 향상보다 단순히 학점을 채우기 위한 강의였다”고 전했다. 학생사회에서는 수준별 수업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D학생은 “강의계획서에 강의 난이도를 안내하고 학생이 선택해 수강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익순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수준별 수업 도입이 가능하다면 찬성한다”며 “다만 수준별 수업의 분명한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채로운 선택지 필요하다
  중앙대는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사고능력 향상을 위해 <컴퓨팅적사고와문제해결>을 개설했다. <컴퓨팅적사고와문제해결>의 일부 강의는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활용해 진행된다. 그러나 스크래치의 권장 연령은 만 8~16세다. C학생은 “스크래치가 컴퓨팅 사고를 증진할 수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사용 가능한 ‘파이썬’ 등 타 프로그램의 강의 비중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안나 교수(다빈치SW교육원)는 “코딩 경험의 격차가 있기에 우선 접근성이 좋은 스크래치를 선택했다”며 “점차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교재에서는 스크래치, 파이썬, 플로우고리즘을 모두 활용해 프로그래밍을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캠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일부는 교과 과정에 작품 해설문을 포함하지만 서울캠 <글쓰기>는 해당 과정이 부재하다. 이에 양캠 모두에 다양한 글쓰기를 다룬 강의 수강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A학생은 “새로운 글쓰기 주제 도입은 의견 표현 기회를 증가시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앙트레프레너십시대의회계> 역시 강의 내용 확장을 요구하는 의견이 일었다. C학생은 “금융 관련 내용도 교과 과정에 포함시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학생은 “실제 기업의 사례와 같이 현실에 적용 가능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형성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앙트레프레너십시대의회계>는 공통교양이므로 실생활에서 사용이 원활한 수준의 회계를 토대로 설정했다”고 답했다.

  구조적 어려움 해결해야
  현재 중앙대 공통교양은 전체 교양강좌의 약 50%인 880여 개 강좌가 개설되고 있다. 황장선 다빈치교양대학장(광고홍보학과 교수)은 “전교생 대상으로 강의를 개설하기에 교원 수급 및 강의실 배정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다빈치교양대학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빈치교양대학의 한 교수는 “타 단대 소속 교수가 대학장이 되는 체계이므로 의사결정에서 독립성이 부족하고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안정한 교수 신분도 교육 질 향상에 걸림돌이다. 현재 공통교양의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은 약 76%이며, 약 24%는 기타 비전임교원 및 강사가 담당한다. 그러나 전임교원 중에도 일부 다빈치교양대학 교수는 2년마다 재계약 절차를 거쳐야 하는 별정제 전임교원이다. 낮은 강의평가를 받거나 연구 업적을 채우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도 있다.

  한형성 교수는 “불안정한 교수 신분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과제를 부여하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버겁게 느껴져 낮은 강의평가 점수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교양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게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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