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한 물, 그 소중함을 되새기며
  • 이서정 기자
  • 승인 2021.03.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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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동그라미 치기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 중 약 97.57%는 바닷물이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담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물의 형태나 그 쓰임을 변화시킬 수는 있어도 총량 자체를 늘릴 수는 없다. 일상 속에서 쉽게 보고 쓰고 누리고 있는 물. 그러나 결코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물 부족? 물 스트레스? 
  모두 한번쯤 한국이 ‘물 부족 국가’라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한국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한 데서 기인한다. 국민 1인당 연간 가용 수자원량이 1000~1700L 구간에 해당하면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는데 한국은 1452L의 수치로 이에 해당한다. 이를 UN이 인용하고 다시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과정에서 물 부족 국가로 잘못 알려진 것이다. 

  전창현 교수(건설환경플랜트공학전공)는 두 단어 사이의 해석 차이는 있으나 물을 아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물 부족 국가가 양적 수치를 기본으로 하는 광의적 개념이라면, 물 스트레스 국가는 인간이 사용하고 체감하는 물의 양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죠. 인간이라는 가치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요.” 

  김양지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OECD 환경전망 2050」을 언급했다. “OECD에서 사용가능한 물의 양 대비 수요량이 얼마나 초과하는가를 지표로 각 국가의 2050년 물 스트레스 전망을 예측했는데, 한국이 극심한 물 스트레스 국가가 될 거라고 평가했어요. 사용가능한 양에 비해 소비량이 많다는 의미죠.” 

  보이지 않는 물, 숨겨진 진실 
  하지만 물 스트레스 국가라고 해서 우리가 당장 일상생활 속에서 물 부족의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김양지 교수는 가뭄현상이 지속돼도 우리는 강이나 호수로부터 생활용수를 우선 공급받기에 대부분 물의 결핍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덧붙여 그 이유를 ‘가상수’와 연관시켰다. “우리가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고 풍족하게 쓸 수 있는 이유는 한국이 가상수 순수입국이기 때문이죠. 물건을 해외에서 생산해 수입하게 되면 물건을 만드는 데 소비된 물도 같이 오는 거예요.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농산물과 공산품을 모두 직접 생산해야만 하는 미래가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수자원 부족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그 뒤에 따라올 문제들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전창현 교수는 ‘The Water-Food-Energy Nexus(물-음식-에너지 통합)’의 개념을 제시했다. “농업 지역에서는 물이 필수적이라 물 부족은 곧 음식 문제와 관련돼요. 식량문제 외에도 생태계 혼란, 전염병, 빈부격차, 심지어 정치사회적 불평등까지 낳을 수 있죠. 또 물이 부족하면 펌프로 물을 끌어다 써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사용되기도 하고요.” 

  물의 익숙함에 물들지 않도록 
  물을 아끼고 가상수를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양지 교수는 새 제품 대신 한번 구매한 제품을 오래 사용해 물발자국을 줄일 것을 권장했다. “A4용지 한 장을 생산하는 데 10L의 물이 필요해요. 이면지를 활용하면 물 10L를 절약할 수 있겠죠. 소고기 같은 육식은 물발자국이 크기에 이를 줄이고 채식의 비중을 늘려야 해요. 직접적으로 보이는 물 이외에도 의식주 해결을 위한 모든 제품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물발자국의 의미를 기억했으면 해요.” 

  전창현 교수는 구조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며 재이용수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한번 사용한 물 중 다시 써도 무방한 물은 자체적으로 정화해 재이용해야 해요.” 처리수를 새로운 수자원으로 확보하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물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현재 국토교통부, 환경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부처가 물 관련 업무를 분산해서 맡고 있어요. 법 개정을 통해 이를 적절히 통합하는 물 관리 정책이 큰 틀에서 진행돼야 하죠.” 

  김양지 교수 역시 국가가 물 공급 대책을 안정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물은 다른 자원과 달리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지속가능성이 결정돼요. 때문에 기업과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국가의 정책과 관리가 중요하죠. 큰 건물의 물 재처리 시설을 의무화하도록, 기업이 물발자국 표시·인증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해요.” 

  물은 풍족할 때 많이 사용해서도 안 되고, 부족하더라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자원이다. 언제까지나 물이 우리 곁 가까이에 존재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떨쳐내야 한다. 머지않아 다가올 물 부족 시대, 어쩌면 이것은 마지막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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