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줄곧 글을 자주 써오던 편이었다. 주제는 다양했다. 사회적 이슈 혹은 나 자신에 대해서 등. 어느 순간 바쁘다는 핑계인지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핑계인지는 몰라도 글을 쓰지 않게 됐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이제 관심을 갖지 않고 정치에 대해서는 방관하며 세상사에 대해서는 주식을 위한 경제동향 정도만 보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보다 어렸을 때 그토록 싫어했던 어른. 우리들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사회의 문제들을 쉬쉬하고 넘어가려던 그런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던 와중 지인이 말해왔다. 우리는 너무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상당한 문제들이 우리들에게 직결된 것임에도 무관심하기 이전에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최근 화두가 된 아동폭력을 넘어서 부동산 전세, 임대주택, 기업 임원진의 땅따먹기. 이 모든 문제들이 과연 우리에게 직결된 문제가 아닐까? 당장 우리가 부동산은 살 돈이 없어서 신경 쓰지 않고 독립할 것이 아니라 주택을 임대할 필요가 없어서. 과연 이 문제가 우리가 사회의 주축이 되었을 때 마치 없었던 것처럼 사라질 수 있을까.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70%에 달한다. OECD국가의 평균 진학률은 40% 안팎이다. 하지만 10년 사이 OECD국가 청년 실업자는 14%가량 줄어든 데 비해 한국은 28%가 증가했다. 이정도만 보아도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가 지식인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위의 내용은 불과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직접 서칭해서 찾아낸 내용이다. 간단하게 기사 몇 번 읽어보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유튜브 영상 한 개의 평균 길이는 10분 남짓. 영상들을 2개가량을 볼 시간에 약 4개의 사회의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다.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해당 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이 되고 있는지 심지어는 그 해결법 또한 적절한지도 파악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만큼 수많은 문제 또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그 문제들에 대해 접근하기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스울 정도로 쉽다. 

  우리는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이 돼야 한다. 한국은 70% 가까이가 대학을 진학하며 대부분의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각 분야의 지식인이 된다. 롤랑 바르트가 말했다. 지식인은 사회의 소금이 아닌 찌꺼기이다. 지성을 지니지 못한 채 지식만을 휘두른다면 그는 찌꺼기만 못하다. 인간의 본질은 옳고 그름을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지성을 지녀야 한다. 

  우리는 지성인으로서 현명하게 분노하는 법을 알아야한다. 분노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를 통해 칼을 조용히 갈아야한다. 지금 아무런 힘이 없다고 좌절해서는 안 된다. 지식을 갖춘 지성인이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이다. 그저 우리는 칼을 갈아 후에 썩은 부분을 능히 도려낼 준비만을 하면 된다. 

유태한 학생
건축공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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