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그리고 코로나 블랙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에 따라 본연의 일상이 제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답답함과 우울함,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답답하거나 우울하지는 않으신가요? 우울함을 넘어 짜증과 분노를 경험한 적은 없으신가요? 코로나19 속 학생들의 정신건강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봤습니다. 

대다수가 코로나 블루 경험해 
외부활동 제한이 가장 큰 원인 
우울을 넘어 분노 경험하기도 
“관련 정보 및 상담이 필요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큰 변화의 장을 맞이해야 했다. 갑작스러운 사회 구조의 변화는 중앙대 학생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테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그 결과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라는 새로운 신조어가 나타나기도 했다. 중대신문은 중앙대 학생 총 104명을 대상으로 7일부터 11까지 중앙대 학생들의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 실태를 조사했다. 

  그대 안의 블루(BLUE)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가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적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총 104명의 학생 중 약 67.3%에 해당하는 70명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한 3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의 구체적인 의미를 설명한 후 경험 유무를 다시 물어봤다. 조사 결과 34명의 학생 중 약 17.6%에 해당하는 6명의 학생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코로나 블루를 겪게 된 원인은 다양했다. 총 76명 중 약 60.5%에 달하는 46명의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 제한’을 원인으로 꼽았다. A학생(한국화전공 1)은 “비대면 학사 운영으로 인해 학교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회의감이 자주 들고 무기력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황예진 학생(산업보안학과 4)은 “밖으로 나가거나 친구들과 만나지 못해 집에 혼자 있다 보면 갑자기 우울해지거나 의욕이 없어지곤 한다”며 “점점 반사회화 돼가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약 27.6%에 해당하는 21명의 학생들이 ‘외로움 증폭’을 코로나 블루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설문 결과 기타 의견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A학생은 “현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지에서 제한적으로 활동을 해야 해서 우울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5명의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 불안 및 염려’가 코로나 블루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중앙대 학생들은 코로나 블루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대처 방법도 원인만큼 다양했다. 총 76명 중 약 47.4%에 해당하는 36명이 ‘취미 및 여가 활동 진행’으로 코로나 블루에 대처했다고 밝혔다. 윤희수 학생(경영학부 4)은 “운동시설을 사용하지 못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게 됐다”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운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황예진 학생은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베이킹을 시작하게 됐다”며 “베이킹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돼 좀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한날 우울했었는데 가족들과 빵을 맛있게 나눠먹으면서 뿌듯함을 느꼈다”며 “삶의 활력소를 찾은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약 30.3%에 해당하는 23명의 학생은 ‘가까운 사람과의 정서적 교류’를 대처 방법으로 꼽았다. 윤희수 학생은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 산책 등을 하면서 현 상황에 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약 14.5%에 해당하는 11명의 학생들은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병원 방문 및 치료(5.3%, 4명), 심리 상담 서비스 이용(1.3%, 1명) 등의 대처 방법이 있었다. 

  우울을 넘어 분노로 
  코로나 레드란 코로나 블루의 우울감을 넘어 짜증과 분노 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코로나 레드를 경험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코로나 레드를 경험한 학생도 존재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 레드를 경험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약 26%(27명)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약 74%(77명)에 달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후 위 질문에서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7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레드에 관한 구체적 개념을 설명한 후 다시 경험 유무를 질문했지만, 약 77.9%에 해당하는 60명의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다시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황예진 학생은 “코로나 레드와 관련된 증상을 경험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설문조사에 참여하면서 코로나 레드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대 학생들이 코로나 레드를 경험하게 된 원인으로 약 40.9%에 달하는 18명의 학생이 ‘장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이 분노로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A학생은 “스트레스나 우울함이 지속되다 보니 당연히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무기력해 보이고, 또 학교도 갈 수 없어 많은 것들에 화가 났다”고 밝혔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 및 집단에 대한 불신’도 코로나 레드의 원인으로 꼽혔다. 해당 답변은 약 34.1%에 달하는 총 15명의 학생이 선택했다. 더불어 ‘각종 제재에 대한 답답함’(18.2%, 8명)이 코로나 레드를 겪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와 관련해 윤희수 학생은 “사회 및 정부에 대한 분노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며 “얼토당토않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정부, 코로나19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의 사람이 잘못했으나 모두의 기본권이 침해당하는 세태를 바라보며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코로나 레드의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레드를 경험한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코로나 레드에 대처하고자 했다. 약 31.8%(14명)의 학생들이 가까운 사람과 감정 및 대화를 교류하면서 해당 증상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 29.5%(13명)의 학생들이 ‘홈 트레이닝, 게임 등의 취미활동’을 진행해 대처했다고 전했으며 ‘긍정적인 콘텐츠를 소비’(13.6%, 6명), ‘대처하지 않음’(13.6%, 6명), ‘의식적인 마인드 컨트롤’(9.1%, 4명)이 그 뒤를 이었다. 

  절망에 관하여 
  최근 매스컴에서는 코로나 블랙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블랙이란 코로나 블루의 우울감을 넘어 절망감과 암담함을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다. 중앙대 학생들의 코로나 블랙 실태는 어떨까? 조사 결과 총 104명의 학생 중 약 84.6%에 해당하는 88명의 학생이 코로나 블랙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반면 약 15.4% 해당하는 16명의 학생이 코로나 블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코로나 블랙의 의미를 설명한 후 다시 코로나 블랙의 경험 유무를 물었다. 조사 결과 앞선 질문에서 코로나 블랙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답한 88명의 학생 중 약 12.5%에 해당하는 11명의 학생들이 코로나 블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A학생은 “코로나 블랙의 구체적인 증상을 설문 이후 추가적으로 검색해서 알게 됐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암담함과 좌절감 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인 생각도 조금 했었다”고 밝혔다. 윤희수 학생은 “일단 인간관계가 구축돼야 코로나 블랙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소규모의 형식으로 다른 학생들을 만나 새롭게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생들은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과 관련한 상담과 정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과 관련한 심리상담 및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약 29.8%(31명)의 학생들이 매우 그렇다, 약 58.7%(61명)의 학생들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중앙대 학생생활상담센터(상담센터)에서 관련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약 18.3%(19명)의 학생이 매우 그렇다, 약 69.2%(72명)의 학생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해 윤희수 학생은 “생각보다 상담센터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존재하는지 알고 있는 학생들이 적은 것 같다”며 “다양한 접근 통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A학생은 “상담센터라는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1대1 형식의 상담 프로그램을 구성해 상담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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