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첫 주. 인기 기사 순위에 올라있는 “‘전통’ 한 잔에 담긴 ‘소주’이야기”를 읽었다. 생활면에 있는 이 기사는 전통주에 관한 연재 기획기사인 듯하다. 이 연재물의 첫 기사는 2020년 3월 29일에 발간된 “전통주의 변신”인데 “소주와 맥주는 지겹다. 위스키와 보드카는 비싸다. 그렇다면 전통주는 어떨까?”라는 문장으로 출발한다. 산뜻하고 재미있는 아이템으로 느껴졌다.  

  이 코너에서 가장 흥미있게 읽은 기사는 “손수 만드는 나만의 막걸리”, 막걸리 만들기 경험담이다. 기자는 막걸리 원데이 클래스에서 수제 막걸리 비법을 배워 과감히 도전했는데 재료 준비부터 리얼하다. “고두밥? 햇반으로 대체. 발효통과 기타 도구는 근처 다이소에서 찾았다. 그런데 어디에도 누룩이 안 보인다. 흑석시장 이곳저곳을 “누룩 있어요?”라고 물으며 한참 돌아다닌 끝에 통으로 된 커다란 누룩을 구했다.” 

  이 얼마나 친절하고 거리감이 없는가! 이어서 기자는 첫 시도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재도전 후기도 상세히 기술했다.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충만한 흥미로운 기사는 이때 뿐 그 후에는 아쉽게도 온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전통주 관련 인물 인터뷰나 양조장 방문기는 상식적인 질문과 답으로 강 건너 남의 얘기로 들리고 최근 발간된 기사 세 건은 미지근하다.   

  “전통 한 잔에 담긴 소주이야기”는 소주 역사를 성실히 작성했으나 백과사전에 있는 교양이고 “마셔보고서”는 광고처럼 느껴지는 상품 소개에 그친다. 소주나 막걸리에 어울리는 안주 등으로 확장하면 어떨까 싶은데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어차피 대학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가 술이라면 굳이 막걸리와 소주에 국한한 필요가 있을까? 맥주가 섭섭해하지 않을까? 요새 수제 맥주도 인기 상한가인데?   

주찬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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