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normal)이라는 것은 완벽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능숙하고, 독립적이라 여겨진다. 대부분 디자이너는 모든 사람이 이 ’정상‘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안한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가 남긴 말이다. 여기 대부분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을 고안한 이가 있다. 오준식 베리준오 대표 디자이너를 만나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준식 디자이너가 어린이를 위해 디자인한 공간. 내부의 모든 가구가 어린이들의 비례와 눈높이를 고려해 맞춤 설계됐다.
오준식 디자이너가 어린이를 위해 디자인한 공간. 내부의 모든 가구가 어린이들의 비례와 눈높이를 고려해 맞춤 설계됐다.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을 고안하면서 가장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 
  
“어린이가 소비자인 브랜드에서도 계획의 대부분이 어른 중심으로 맞춰져 있어요. 약자를 위한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를 디자인으로 개선하고 싶었답니다. 기존에는 어른 눈높이에 편한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어린이가 모든 디스플레이를 올려다봐야했어요. 이를 뒤집었죠. 쇼룸 전체적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췄어요. 어린이 높이에서도 볼 게 많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답니다. 어린이의 시선에 맞는 작은 디테일을 리브랜딩(rebranding)시 반영했어요.”

  -실제로 디자인을 해보니 어린이의 시선에 걸맞은 높이는 얼마였는지 듣고 싶다.
  “어린이는 성장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걸맞은 높이를 정량화하기는 어려워요. 어린이 별로 성장의 폭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정량화한 데이터가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부정확한 데이터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책상 하나를 보더라도 어른의 입장에서 내려다본 각도에서 역으로 생각했어요. 저는 ‘어른’이 아니라 ‘어린이’로 디자인의 출발선을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봤답니다.”

  -무엇이 어린이 친화적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지.
  “한 아이가 집에서 나와서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마주하는 많은 장벽을 머릿 속에 떠올려보면 쉽답니다. 저는 어린이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접근성을 표현하는 디자인이 가장 어린이 친화적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직접 유니버설 디자인을 하고 싶은 장소가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학교를 디자인하고 싶어요. 현재 많은 학교의 문손잡이는 어른에게 맞는 높이로 돼 있어요. 적어도 학교에서는 어린이에게 가장 최적화된 유니버설 디자인을 경험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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