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의식, 기본 소양임에도
부족한 모습 보인 대표자 속출

서울캠 성평등위원회(성평위)는 SNS에 서울캠 선거단위 소속 선거운동본부(선본)의 ‘성평등 및 인권 질의서(질의서)’ 답변을 게시했다. 그러나 선본에 질의서를 전달하지 않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나 무성의하게 답변을 한 선본의 모습이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성평위는 12일 서울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와 각 단대·동아리연합회(동연) 선관위에 질의서를 전달했다. 질의서에는 ▲학생자치 참여 및 보편인권보장 ▲사건 대응 ▲성소수자 ▲채식 및 비건 ▲장애인 ▲공결 제도 ▲유학생 등을 주제로 한 24개의 질문이 담겼다. 해당 사업은 선본의 성평등 및 인권에 대한 견해와 관련 사업 및 정책 기조를 묻고자 시행했다. 황세리 성평위원장(사회복지학부 3)은 “학생들이 유권자로서 선본에 관해 고민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하는 게 취지”라고 언급했다.

  질의서 전달 여부는 선관위의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그러나 중선관위, 경영경제대·약대 선관위는 선본에 질의서를 전달하지 않았다. 중선관위는 ‘선본의 공약이 포함된 질의가 많아 규정 외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와 달리 선본 공식 메일을 SNS에 공개했기에 학생이 충분히 선본에 개별 질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세리 위원장은 “선관위는 질의서 전달 거부를 지양해야 한다”며 “선관위가 선본에 질의서를 전하지 않으면 학생의 알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말했다. 사범대, 동연 선관위는 질의서 전달 의결 결과조차 성평위에 알리지 않았다.

  일부 선본은 성평등 및 인권 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통일공대 ‘e-motion’ 선본은 유학생과 장애 학생이 겪는 어려움, 인권 의식 함양에 관한 질문에만 답변하지 않았다. 이승렬 통일공대 학생회장 당선자(에너지시스템공학부 3)는 “통일공대 내 관련 기구 부재로 장애 학생과 유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INTERACT’ 선본은 학내 성소수자 차별에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묻는 내용에 ‘학내 성소수자를 접한 적이 없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유학생이 겪는 어려움과 대책에 관한 질문에는 ‘의대에는 우리와 다른 대우를 받는 유학생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의대 INTERACT 선본을 비판하며 ‘학생 대표자라면 성소수자와 유학생의 아픔도 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학내에 게재됐다.

  성평위는 의대 답변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황세리 위원장은 “소수자는 일상 속에 존재한다”며 “차별적·소수자 배제적 인식이 ‘학내 성소수자를 접한 적이 없어 알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되돌아 봐달라”고 말했다.

  답변을 거부한 선본도 있다. 서울캠 예술대 선본은 질의서에 답하지 않았다. 황세리 위원장은 “예술대에서도 인권의제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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