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관련 공약 난항 예상돼 
배리어프리 지도 제작 구체화해야 
 
등록금 환불 성사는 ‘먹구름’ 
시설 공약, 사전조사 충분했나

제63대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오늘’ 선거운동본부(선본)는 ‘함께하는 학생회, 변화하는 학생회, 학생을 위한 학생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교육, 인권·사회, 학생자치, 복지·시설 등 총 7개 분야에서 총 29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오늘 선본의 공약을 교육·졸업, 인권·사회, 학생자치·소통, 문화·복지·시설 등 4개 분야로 나눠 이행 가능성을 점검했다. 

  ■교육·졸업 
  오늘 선본의 ‘재수강 학점 제한 완화’, ‘채점 기준과 세부 성적 공개 강화’ 공약 이행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재수강 학점 제한 완화를 두고 권혁 학사팀 과장은 “기존에도 재수강 학점 제한 완화 요구가 있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점 기준과 세부 성적 공개 강화와 관련해서는 “성적평가와 공개는 담당 교원 재량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총학이 두 사안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경우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 선본은 한자 졸업요건의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취업에서 활용성이 낮다며 한자 졸업요건 폐지 공약을 내걸었다. 오용 다빈치교양대학 교학지원팀 과장은 “한자 졸업요건 필요성 및 실효성에 관한 학생 의견을 충분히 인지했고  대학본부도 검토 중”이라며 “현재 한자 졸업요건은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폐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자 졸업요건 필요성을 두고 전공단위별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폐지 가능성을 당장 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권·사회 
  오늘 선본은 인권·사회 분야에서 ‘오늘부터 배리어프리’, ‘교내 비건 메뉴의 점진적 확대’ 등 4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배리어프리 사업과 비건 메뉴 신설 사업은 각각 서울캠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와 인권복지위원회(인복위)가 주도해 기존에도 진행한 사업이다. 

  ‘오늘부터 배리어프리’ 공약은 모든 학내 구성원의 동등한 이동권과 시설 이용 권리 보장을 위한 배리어프리 지도 제작을 포함한다. 이기석 장인위 부위원장(사회복지학부 2)은 “강의실, 실험실, 연구실 등 배리어프리 자료를 배포할 구역과 지도 표기 방식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장애학생지원센터와의 협의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내 비건 메뉴를 확대하기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은 많다. 윤세원 서울캠 총무팀 차장은 “비건 메뉴 코너 신설을 위해서는 추가 배식공간, 주방인력, 주방 조리집기 등을 구비해야 하는 데 현재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주요 사업 영문 및 다국어 공지 진행’, ‘학교 주변 상권 불법 카메라 탐지 조사 실시 및 담당자 대상 전문가 초청 교육 실시’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학생자치·소통 
  오늘 선본은 ‘등록금 환불 협의체 구성과 성적장학금 감면 없는 등록금 환불’을 공언했다. 10월 29일 서울캠 중앙운영위원회는 대학본부와 2학기 협의 진행을 약속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등록금 반환이 성사될지 미지수다. 원유권 예산팀장은 “등록금 환불 협의체 구성도 많은 부서가 결정하는 문제이기에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1학기에 등록금 반환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에 학생대표가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논의를 요청한다면 당연히 적극 수용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총장선출제도 개선’, ‘정보전달 중심의 중대중심 개편’, ‘분기별 간담회 시행’, ‘학내 노동자분들과의 소통’ 등 학생자치·소통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문화·복지·시설 
  오늘 선본은 교내 셔틀버스 노선의 운영 빈도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전에 체결한 셔틀버스 용역계약으로 인해 버스 운영 빈도를 쉽게 변경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중앙대는 셔틀버스 총 4대를 운행하고 있다. 김민영 서울캠 총무팀 과장은 “노선 운영 빈도를 늘리려면 용역계약을 파기하고 재계약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힘든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 수요가 많지 않아 만차로 자주 운영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배차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4관(서울캠 중앙도서관) 시설 및 운영 방안 개선은 향후 관련 부서와의 논의가 필요하다. 오늘 선본은 서울캠 중앙도서관 내부에 간식 자판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코로나19로 폐쇄된 팀플룸을 방역 단계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임동규 서울캠 학술정보원 학술정보팀장은 간식 자판기 추가 설치를 두고 “음식물 쓰레기가 다량으로 나올 수 있는 품목을 제외하는 등 우려하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총학에서 정식 협의를 요청한다면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플룸의 제한적 개방에 대해서는 “공간적 밀폐성, 사회적 거리 유지 공간 부족, 마스크 착용 점검 불가, 위생관리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팀플룸을 개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생활관의 통금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생활관생의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지 않는 통금 시간을 재논의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통금 시간 조정에는 학생 의견 수집이 선행돼야 한다. 이지석 서울캠 생활관 차장은 “생활관 개관 초기에 늦은 시간 자주 출입하는 생활관생이 있어 취침 방해 등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며 “학생 설문을 바탕으로 통금시간을 오전 1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총학이 통금 제도 개편을 요구할 경우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푸앙이 굿즈 로고샵 입점’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높다. 신상화 로고샵 매니저는 “푸앙이 굿즈를 로고샵에 입점하기를 요청 한다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며 “실무적인 문제는 고려해야 하지만, 로고샵은 푸앙이 캐릭터를 통한 제품 생산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으로 대화가 오고 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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