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임(에타) 내 악성댓글이 결국 한 대학생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울증을 앓았던 서울여대 A학생은 지난해부터 위로를 얻고자 에타에 글을 올렸다. 그러나 돌아온 답글은 ‘티 내지 말고 조용히 죽어라’, ‘죽고 싶다는 말만 하고 못 죽네’였다. 10월 8일 그는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A학생은 ‘온갖 악플에 많이 괴로웠다’며 악플러를 처벌해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현재 대학 커뮤니티 중에서 에타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굉장히 높다. 대학마다 공식 커뮤니티가 있어도 에타에 비해 덜 활발하게 이용되곤 한다. 반면 익명성 보장·다양한 종류의 게시판 등의 장점을 가진 에타는 가입한 대학생 수가 약 456만명으로 활성화돼있다.

  에타의 악성댓글과 혐오 표현·사이버 불링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익명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악성댓글을 찾을 수 있다. 성별·장애인·특정 단대·인종 등을 향한 혐오 표현도 난무하다. 혐오 표적이 아닌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다.

  이제는 이용규칙 개선과 운영 제도 보완이 절실히 필요하다. 에타의 게시물 신고처리 시스템은 신고가 누적되면 게시물이 자동 삭제된다. 신고처리 과정에서 운영진이 직접 신고자 및 신고 사유를 확인하지 않는다. 자동 삭제 시스템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셈이다. 그리고 단순히 신고 누적으로 게시물이 삭제되기에 이용자는 신고 기능을 통해 보호받기 힘든 상황이다. 청년참여연대가 에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불쾌감을 준 게시글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 1위가 ‘소용없을 것 같아서’일 정도다. 운영진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신고자 및 신고 사유를 확인하고 게시물 삭제에 관여해야 한다.

  커뮤니티를 관리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이용자가 댓글을 달기 전 인공지능이 내용을 분석한다. 공격적이라고 판단하면 작성자에게 알려줘 악성댓글 방지에 도움을 준다. 이로써 의도치 않은 악성댓글을 막을 수 있다. 악성댓글·혐오 표현 등을 감시할 운영 조직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타 운영방식과 차이를 두고 올바른 커뮤니티 문화에 기여할 새로운 커뮤니티도 필요하다. 지금은 에타 대신할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기 어렵다. 이에 천차만별의 관점을 가진 학생들이 커뮤니티에 밀집되자 많은 의견이 충돌하고 악성 댓글이 증가한다. 이를 분산시키고 악성댓글·혐오 표현을 예방 및 감시할 시스템을 갖춘 신설 커뮤니티가 있다면 이런 문제가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다.

  에타 악성 댓글과 혐오 표현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그럼에도 문제는 방치됐고 한 대학생을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하루빨리 새로운 커뮤니티 매뉴얼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곪아 터졌지만 흉터라도 남지 않게 하자.

최희원 대학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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