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사회는 학생 대표자가 공석이 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많아지고, 그나마 존재하는 학생회의 방향성도 희미해져가는 등 많은 문제를 직면했다. 학생회 방향성 상실의 원인으로는 3가지 정도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무분별한 탄압과 억압의 정책을 펼쳐온 정부와 대학본부라는 거대한 투쟁 대상이 사라졌다. 그간 존재해왔던 비민주적인 정부와 그 아래의 대학본부가 이제는 새로운 양상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본다. 이에 학우들은 투쟁의 필요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면서 학생회는 더 이상 필수적인 존재가 아니게 된 것이다.  

  둘째는 의제의 다양화이다. 앞서 말했듯 거대한 투쟁 대상이 사라지니 학생사회 내부의 차별적 상황들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하고 수많은 의제들이 등장했다. 그러다보니 학생 전체를 대표한다는 학생회의 개념이 모호해졌다.  

  셋째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욱 어려워진 학우들의 삶 역시 그 원인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마친 직후의 세대로, 기성세대보다 취업의 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이러한 각박한 삶이 학우들을 더 이상 대학사회 혹은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에 집중할 여력을 제공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설상가상으로 학생회 존재의 기반을 흔들었다. 학생회 존재의 근본인 학우들을 대면할 수 없게 되면서 그간 학생회가 취하던 오프라인 방식의 다양한 활동 수단을 잃었고, 이에 의제 전개의 지속성과 발전가능성 또한 잃었다. 학우들의 지지와 여론이 함께하지 못했을 때, 학생회가 얼마나 무력한가를 보여준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코로나19가 불러온 기능적인 측면도 있다. 이번 사태로 대학본부의 부적절한 행정 처리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권, 건강권 침해 사례 및 등록금 반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그간 학생회가 주체적으로 주도했던 대학본부와의 투쟁 구조를 일반 학우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현재 중앙대의 경우 이러한 기능적인 측면마저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비대면 활동 전개의 어려움과 더불어 투쟁의 중심이 돼야 할 총학생회가 의지를 가지지 못하면서 등록금을 중심으로 한 교육권 의제를 놓쳤다. 그간 아름아름 느껴왔던 중앙대 학생자치의 아쉬움을 명백히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는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학생회는 학우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야 하며, 나아가 대학이 진정한 학문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우들과 항상 고민하고 토론해야하며, 학우들과 함께 한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회는 제 역할을 잘 수행했을 때 그 힘이 꽤 크다는 것을 명심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갖기 바란다.  

이혜원 학생 
역사학과 학생회장 
역사학과 4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