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운위 미온적 행보 지적 
대학 행정에 학생 참여해야 

10월 29일 서울캠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가 화상강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2020년 2학기 서울캠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 후속 조치로 ▲등록금 반환 ▲총장단 공청회 ▲총장직선제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특별장학금을 실 납부액의 6%로 산출한 근거·과정을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중운위는 학문단위별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워 타대 사례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이인재 서울캠 총학생회장(전자전기공학부 4)은 “국립대가 실 납부액의 10%를 특별장학금 형태로 반환한 사례를 참고해 1차 ‘등록금 반환 관련 협의회’에서 10%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운위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1차 협의회에서 실 납부액의 5%에 해당하는 특별장학금은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으나 2차 협의회에서 6%로 타협했다. 

  중운위가 등록금 반환에서 보인 행보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이인재 회장은 “행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며 “중앙대는 빠르게 특별장학금을 결정한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2학기에도 등록금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 있는지 질의했다. 중운위는 대학본부와 2학기 협의 진행을 약속했지만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다음 중운위가 이어가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경 중앙문화 편집위원(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3)은 “등록금 의제 장기화를 대비한 전략이나 계획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중운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정확히 답하기 어렵다”며 “지속해서 학생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공청회는 추가 연서명과 함께 진행했다. 확운위에서 300인 이상 연서명으로 마련한 ‘총장단 공청회 개최’ 안건이 이미 의결됐기에 추가 연서명을 추진하는 이유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중운위는 “확운위 안건은 만장일치로 의결한 사안이 아니”라며 “전체 학생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가 연서명에도 대학본부가 공청회를 거부할 경우 대비책이 있는지 질의가 있었다. 이에 중운위는 총장단이나 실무자가 영상 등을 이용해 등록금 의제를 설명하는 자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10월 12일 2020 CAU 리더스포럼 후속 총장단 간담회(후속 간담회)에서 총장단이 불분명한 반응을 보였기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연서명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속 간담회에서 총장단은 “청문회와 같은 심판받는 자리는 불편”하다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정책을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생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반복되자 이준형 학생(사회학과 4)은 학생 대표자는 의견 수렴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 대표자가 여론을 형성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학생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장임명제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현수 학생(공공인재학부 2)은 “학생이 중앙대 회계 자료와 적립금 목적조차 모르는 이유는 총장 선출이 법인에만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장직선제를 주제로 한 공청회를 열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인재 회장은 “총장직선제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언급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제62대 서울캠 총학생회 ‘WIN:D(윈드)’ 선거운동본부 공청회에서 ‘총장직선제에 관한 학생 의견 수렴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인재 회장은 ‘능동적 소통’을 언급하며 총장직선제 간담회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이인재 회장은 “후속 간담회에서 총장직선제를 질문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상규 총장은 해당 질문에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총장직선제에는 반대하지만 의견 수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수 학생은 이인재 회장이 가진 총장직선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인재 회장은 “총장직선제는 대학 구성원 모두가 투표권을 가져 요구사항 이행률이 높다”면서도 “의견 수렴을 위한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경쟁과 허위 공약으로 중앙대가 피폐해질 수 있다”며 총장직선제 시행 당시 후보자 공약으로 건립한 104관(수림과학관) 시설이 열악한 점을 언급했다. 이현수 학생은 “과거 총장직선제에서는 교수만 투표권을 가졌다”며 “오랜 기간 근무하는 경우 파벌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학생을 대상으로 파벌을 형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림과학관이 열악한 이유는 졸속 설계와 불통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인재 회장은 “박상규 총장은 소통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총장단과 주요 부처장은 소통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 학생은 “좋은 총장을 기다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우리를 책임질 사람을 직접 선출하는 게 총장직선제의 의의”라고 지적했다.

  논의는 대학 행정에 학생도 관여해야 함을 대학본부에 각인해달라는 요구로 이어졌다. 전유진 인문대 학생회장(역사학과 3)은 “중운위가 교무위원회 참여권이나 발언권이 있으면 좋겠다”며 “의견을 개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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