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앞에 앉기가 두렵다. 음식을 씹고 넘기는 것에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곧 음식 앞에서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흡입한다. 거울 속 띵띵 부은 모습이 혐오스럽다. 결국 변기를 붙잡고 모든 걸 게워낸다.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일상이다.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그들은 왜 이렇게까지 음식과 몸에 집착할 수밖에 없을까?

  최근 들어 ’대식가 먹방‘이 유행이다. 마른 몸매의 여성이 라면 20봉지를 거뜬히 해치우는 모습은 충격이면서 신기했다. 이후 수많은 대식 먹방 유튜버, BJ들이 쏟아져 나왔고 점점 대식의 기준은 높아졌다. 사실 먹방은 폭식에 가까운 비정상적인 식이 형태다. 그러나 엄청난 양을 먹음직스럽게 먹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러한 식이 형태를 동경하며 따라 하고 싶게끔 한다.

  먹방이 유행하던 중, ‘바디프로필’이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엔 ‘가장 젊고 아름다운 나의 몸을 기록하겠다’는 긍정적인 목표를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바디프로필을 위해 3~6달 동안 극단적인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한다. 촬영에 임박하면 수분 조절을 위해 물도 제한한다.

  촬영이 끝난 즉시, 그동안 억눌려왔던 식욕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폭식이 시작된다. 사진 속 몸을 유지해야 한다는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려 운동에 중독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폭식과 절식의 반복,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오히려 바디프로필 이전보다 더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먹방과 바디프로필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많이 먹지만 날씬한 몸’은 동경의 대상이 됐다.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 어떻게 몸매를 유지해요?”라는 질문에 대부분 “먹고 운동해요”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많이 먹지만 날씬한’, ‘매일 치킨을 먹으면서도 근육질인’ 사람은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먹방 유튜버, BJ가 ‘먹고 뱉기’ 혹은 ‘먹고 토하기’의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다.

  먹방은 기이한 식이 형태를 제시하고 바디프로필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이 둘은 서로 복합적으로 엮여 부정적인 바디 이미지를 형성한다. 먹는 만큼 살이 찌는 정상적인 몸이 이상하게 여겨진다. 결국 보통의 건강한 체격이 자기관리가 부족한 몸으로 평가된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먹방러’처럼 많은 양을 먹어야 하고 헬스 트레이너처럼 몇 시간씩 운동해 멋진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건강한 건 적당히 먹고 적당히 움직이는 것이다. 너무 많이 먹어서도, 너무 적게 먹어서도, 너무 많이 움직여서도 안 된다. 정상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는 생활습관을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먹방과 바디프로필에 현혹되지 말자.

김현우 대학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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