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 again, 음악으로 다시 시작해, 너희의 빛날 인생을!
  • 최수경 기자
  • 승인 2020.10.13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드림(Do Dream)은 ‘꿈꾸고(Dream) 도전하라(Do)’, ‘꿈꾸고(Dream) 두(Do)드려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여론부는 다양한 도전과 경험 끝에 지금 강단에 선 이들을 만납니다. 중앙대의 문을 두드리기까지 그들의 여정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번 주는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도 생각나는 교수이고 싶다는 최수빈 교수(다빈치교양대학)를 만나봤습니다.

전통 악기의 매력에 빠진 최수빈 교수가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제공 최수빈 교수
전통 악기의 매력에 빠진 최수빈 교수가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최수빈 교수

단조를 거쳐 장조로 바뀌며 
음악에서 희망을 느끼듯 
다가올 좋은 날과 
행복을 생각하길

니체는 ‘견딜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를 견디게 하는 것은 예술뿐’이라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로 모두 지친 상황에서 예술 속의 긍정, 공감 그리고 사랑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 다른 이를 생각하는 배려와 공감 그리고 사랑. 최수빈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클래식 음악 속에 모두 녹아 있는 이 3가지 힘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한다. 

  -피아노를 전공한 계기가 있나. 
  “엄마의 꿈이 피아니스트였어요. 엄마의 영향을 받아 피아노를 전공했죠. 원해서 한 건 아니에요.(웃음) 전공이 저랑 맞지 않아서 흥미롭지 않고 오히려 힘들었죠. 대학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았답니다.” 

  -그래서 석사과정으로 문화 행정을 택했는지. 
  “피아노 전공으로는 연주자가 되지 않는 이상 취업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른 분야의 직업을 가지고 싶어서 대학원에 갔어요. 그래서 문화예술 관련 전공인 문화 행정을 선택했답니다.” 
 
  -석사 졸업 후 국립국악원에서 근무했는데, 어떤 일을 했나. 
  “공연 기획을 맡았어요. 석사과정 때 공연장에서 인턴을 하며 실제로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주도적으로 공연을 기획할 수 있을 줄 알았죠.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답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하거나 민원 처리가 주된 업무였죠. 국립국악원이 국가기관이다 보니 정해진 틀을 중요시해요. 공연할 때도 기획된 틀대로만 행하는 부분이 답답했죠.” 

  -그러던 중 박사과정으로 한국음악이론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국립국악원에서 하던 업무가 예상과 달라서 공부를 더 하고 싶었어요. 박사과정에서 전공할 과목을 찾으면서 음악치료의 효과를 증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음악 관련 이론 과목 중 한국음악이론을 택했답니다.” 

  -연구자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는지. 
  “피아노 연습이 너무 힘들고 허무했어요. 즐거웠다면 계속했을 텐데 ‘이걸 해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죠. 그리고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어요. 남들보다 창의적이고 끈기가 있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겠다고 판단한 길이 연구자였죠.” 

  -박사과정에서 백내장 수술 시 전통음악과 통증 감소 효과에 대해 연구를 했는데, 음악을 의학과 접목한 이유가 있나. 
  “당시 융합 연구가 이슈였어요. 음악의 의미를 인문학적으로 기술하기보다 과학, 의학적으로 증명하는 방향이 더 나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잘 맞았죠. 수술 시 음악을 들려주면 뇌의 통증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통증 대신 음악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생각을 확장해서 연구를 했고 논문이 안과 전문 국제학술지에 실리기도 했답니다.” 

  -음악 전공자에게 생소한 의학을 함께 연구하는 게 쉽지 않았겠다. 
  “새로운 분야의 연구라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감정을 건드리는 음악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죠. 공학 분야의 연구자들과 의견을 맞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았죠.” 
 
  -국제안과학회에서 가야금을 연주하기도 했다고. 
  “국립국악원에서 일할 때 전통 공연을 많이 봤어요. 클래식만 듣다 전통 공연을 보니 너무 매력적이었죠. 그래서 쉽게 배울 수 있는 전통악기가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처음엔 해금이 쉬워보여서 배우려 했죠. 줄이 두 개잖아요.(웃음) 막상 해보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가야금을 선택했죠.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연주하는데, 올해는 못 하게 됐네요.” 

  -연주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국제안과학회는 마지막 날 ‘클래식 콘서트’를 해요. 음악을 사랑하는 학회원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이죠. 학회에서 처음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사람들에게 클래식 콘서트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니 공연에 오라고 안내했어요. 그 공연에서 팬이 생겼죠. 폴란드가 고향인 미국 대학의 한 교수님이었어요. 공연에 찾아와서 격려도 해주고 이후 학회에서 만나면 연주 끝나고 악기를 들어주겠다며 친구처럼 대해 주셨어요. 처음으로 열정적인 팬이 생겼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답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 
  “학생들과 소통이 부재해서 좋지 않은 강의 평가를 받은 적이 있어요. 비대면 학기로 수업 형태는 온라인으로 바뀌고 학생 얼굴도 모르는 상황에서 소통하기는 더 힘들죠.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 재미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친숙하다고 느낄 유튜브 채널에 콘텐츠를 올리면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흥미 유발이 위주지만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콘텐츠죠. 다행히 학생들도 좋아하더라고요.” 

  -앞으로의 채널 운영 계획이 궁금하다. 
  “음대생을 만나는 콘텐츠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서울캠 학생들은 예술대 학생을 만나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음악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보여주려 해요. 음대생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과정으로 음대에 왔는지 알아보는 기획을 해봤어요.” 

  -중앙대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중앙대에 입학할 때부터 인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학부생 때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꿈이 교수이기도 했어요. 강단에 서기 전에도 학생을 가르친 경험도 있었죠. 또 무언가를 시작하면 끈기 있게 할 수 있으니 가르치는 일과 연구하는 일을 하는 교수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강단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매 학기 앞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다 떠올라요. 특히 중앙대 홍보대사 중앙사랑의 ‘앙스어택’이라는 프로그램에 당첨된 일이 기억에 남네요. 중앙사랑에서 보내온 간식을 학생들과 나눠 먹고 제 이름으로 삼행시도 지어준 기억이 참 인상적이랍니다.” 

  -강단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긍정, 공감, 사랑이에요. 이 3가지가 신기하게도 클래식 음악에 다 있어요. 베토벤을 예로 들면 그가 가진 장애가 많잖아요. 자기가 처한 상황이 음악에서 장엄한 화성으로 뿜어져 나오죠. 하지만 곡의 끝에서는 항상 긍정을 약속하며 결론지어요. 학생들도 지금 상황이 안 좋아도 나아질 미래를 생각했으면 해요.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고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음악을 만든 사람에게 공감하게 돼요. 어두움이 느껴지는 단조에서 긍정적인 장조로 전환되면 듣는 이도 희망을 가지죠. 그리고 공감은 연민과 사랑을 바탕으로 해요. 학생들이 다른 이들을 배려하며 사랑할 줄 알았으면 좋겠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